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엘릿 Aug 01. 2023

다시 원래 몸무게로 돌아갔다

무너진 식단. 요요가 왔지만 난 좌절하지 않겠다.


감량보다 유지가 더욱 힘든 건 아니다. 감량이 더 힘들다. 그런 의미에서 다시 감량 후 유지를 해보자.




  1. 기운이 없었다.


    7kg 정도에 불과했지만 이 정도의 다이어트를 성공한 건 난생처음이었다. 그래서 그에 따른 후유증을 겪는 것도 처음이었다. 사람들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7kg 정도 감량했을 때에는 일상생활하는 데 무리가 갈 정도로 기운이 없었다. 걸음도 잘 걸어지지가 않았다. 계단을 오를 때마다 기운이 없어서 짜증이 났다. 그래서 이 정도에서 더 감량하기보다는 이 몸무게를 유지하자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그래 우선 유지를 하고, 기운이 다시 생기면 그때 더 감량을 해보는 걸로 하자."


    그런데 그러던 와중에 식단이 완전히 무너지는 계기가 생겼다.



  2. 혼자 사니까 식습관을 유지하기가 너무 힘들다.


    다이어트를 한창 하고 있을 때 나는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다. 어머니께서 아침을 차려주셨고, 나는 어머니께서 차려주신 아침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신 후에 출근을 했다. 냉장고에 있는 음식들을 차려서 먹는 간단한 아침식사이기는 했지만, 전날 저녁을 먹지 않으니 아침밥은 매일매일 꿀맛이었고, 어머니의 도움으로 나는 다이어트 식단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런데 내 이 몸이 이 시기에 독립을 하게 되었다. 출퇴근 거리가 20분 정도 오래 걸리게 되었다. 이전에는 어머니께서 차려주신 아침식사를 먹으면서 출퇴근을 하다가, 이제는 더 먼 거리를 내가 아침밥을 차려먹으면서 다녀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내 냉장고는 아직 텅텅 비어 있고, 내가 혼자 사는 집에 아침에 차려먹을 남은 음식 같은 건 잘 생기지 않았다. 출근시간에 아침을 챙겨 먹기가 점점 힘이 들기 시작했고, 결국 얼마 후 나는 다시 아침을 먹지 않고 저녁을 먹기 시작했다. 다이어트를 위한 식단이 무너지고 점심과 저녁만 먹던 원래의 식습관으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3. 고삐가 풀리니까 이렇게 무섭습니다. 여러분.


    처음에는 똑같이 하루에 두 끼 먹는 거 뭐 크게 달라지는 게 있겠나 싶을 정도로 큰 변화는 없었다. 그러나 아침식사와 저녁식사의 거함에는 큰 차이가 있다. 저녁에는 술도 마시고 저녁식사가 야식이 되기도 했다. 간식도 많이 먹게 된다. 그동안 못 먹었던 게 한이 되었나 고삐 풀린 망아지 마냥 식욕이 조절되지 않았다. 그런데 처음에는 내가 기운을 회복할 수 있다면 몇 kg 정도 돌아가는 건 괜찮다고 생각했다. 너무 기운이 없고, 우울했고, 일상생활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결국 약간이 아니라 완전히 원래 몸무게로 돌아가게 되었다.


    아 그런데 요요라는 걸 처음 겪는 나는 요요의 심각성에 대해 익히 들어보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무서운지는 아직 잘 알지 못한다. 요요가 오면 살을 빼기가 더욱 힘들 수도 있고, 근육량이 빠졌기 때문에, 살을 빼기 전보다 더 체중이 불 수도 있다는 정도를 들어보기는 했는데 그게 사실인지도 잘 알지 못한다. 어찌 됐건 방금 언급한 그런 일이 생기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무서워졌다.



4. 내 몸이 원래 이렇게 무거웠나


    원래 몸무게로 돌아왔는데, 이상하게 내 몸은 이전보다 더 무겁게 느껴졌다. 얼굴에 볼 살이 붙어있는 게 느껴져서 거슬리고, 엉덩이와 허벅지도 커져서 걸을 때마다 뒤뚱거리는 것처럼 느껴졌다. 무엇보다도 이전보다 배가 많이 나온 느낌이었다. 팔뚝살은 뭐 괜찮은가? 어디 한 곳 괜찮아 보이는 곳이 없기는 하다. 딱 하나 좋은 것은 이전보다 기운이 다시 돌아오기는 했는데, 그래도 이제는 몸이 무겁다는 것이 거북하고 불편하다. 기운과 몸무게는 대체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인가. 나는 당최 알 수가 없네. 늘려야 하는 건 근육밖에 없는데, 나는 근육은 손실시키고, 지방과 셀룰라이트만 늘리는 꼴이 되었겠지. 인바디를 재보지 못해서 알지는 못한다.



5. 우선 과한 목표를 잡지 않고, 특정 몸무게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로 했다.


    혼자 살면서 새로운 식단으로 자리 잡는 데에는 어느 정도의 노력과 적응이 필요하고, 지금은 그걸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다시 원점(근육은 원점이 아니라 마이너스 상태일 수도...)으로 돌아온 상황에서, 다시 나만의 건강한 식습관을 찾아가려고 한다. 요요의 후폭풍으로 다시 감량은 이전보다 힘들 수도 있지만, 그래도 현실적인 정도의 감량을 목표로 잡고, 이번엔 유지라는 목표에 더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늦더라도 대충이라도 아침식사를 꼭 하고, 저녁은 최대한 먹지 않고, 먹더라도 자제하고, 특정 몸무게 될 때까지 야식은 먹지 않도록 해야겠다. 이건 완전 일기장이네.



6. 근육량과 대사량을 높이기 위해 운동을 열심히 하기로 했다.


    다이어트는 근육량의 적이다. 근육이 빠지는 게 제일 문제라고 했다. 요즘에 스쾃랑 상체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매일매일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지난 다이어트 기간에 운동을 지나치게 못한 것에 비하면 요즘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이다. 어제 오랜만에 조깅을 했는데, 정말 기분이 좋았다. 몸이 좀 무겁기는 했지만, 땀이 주룩주룩 내리는 느낌이 속이 시원했다. 8월 한 달간 매일 달리기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혹시 달리기를 못하는 날에는 버핏이라도 하고 잘 것이다. 유산소가 됐든, 웨이트가 됐든 8월에는 정말 운동을 열심히 해 볼 것이다.




    늦어도 8월 말에 다시 다이어트 기록을 남기려고 한다. 미래의 나는 이 글을 보고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이전 글>

작가의 이전글 향으로 권태로운 삶 구원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