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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망 Jun 27. 2022

1986년 나는 초등학교 6학년이다

나의 학창시절 - 초등

나의 초등학교 시절을 떠올리면 딱 3가지가 기억에 남는다.


첫째는 초등학교 1학년.

출생신고를 1년 늦게 한 탓에 아홉살에 국민학교에 입학했다.

그당시 반에서는 심지어 부모 직업까지 조사했었다.

나는 또래보다 작은 키였는데,

학급조사 시간에 숨기고 싶던 나의 실제 나이를 밝혀야 했고, 깜짝 놀라던 친구들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초등학교 4학년.

숙제로 내준 일기장에 선생님이 특정 아이들만 이뻐한다는 글을 썼다가 반친구들 앞에서 담임에게 뺨을 맞았다.

뺨을 때리던 화가난 담임의 얼굴이 40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히 기억이 난다.


나는 모범생은 아니었으나,

조용하고 얌전한 성격에 줄곤 수.우만 받던 학생이었으나 4학년때의 성적표는 처음으로 양이라는 성적을 받았었다. 수.우.미.양.가,,


초등학교 6학년 내친구 이름은 원소희.

나를 수렁에서 건져준 잊지못할 고마운 친구.


당시 반에서 1등을 도맡아 하던 한 친구는 그당시 초등학교 6학년인데 벌써 지금의 내가 쓰고 있는 마이너싀 10 디옵터 급의 안경을 쓰고 있었다.

어린나이에도 앞으로 공부할 날이 창창할텐데 벌싸 그런 시력의 친구가 걱장되었다.

그 아이는 엄마가 그렇게 공부를 시킨다고 했다.


키가 크던 그 친구는 내친구 소희를 참 좋아했고, 친해지고 싶어 했다.


내친구 소희는 반에서 키도 제일 컸고, 성격도 참 좋아서 친구들에게도 인기가 많았다.

약간의 반항심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소희가 앞에서 다섯번째로 작은 나에게 다가와 먼저 친구가 되어준 이유를 아직도 모르겠다.


소희네 집에 놀러갔을때 낡은 단독주택이긴 했지만, 피아노도 있고 나름 그래도 사는 집이었다. 소희는 언니들도 많고 식구가 많은 집의 막내였고, 나름 언니들에 대한 불만도 내비쳤었다.


소희를 중심으로 공부도 잘하고 예쁘게 생겼던 A라는 친구, 성격이 걸걸하고 남성스러웠던 B 라는 친구 그리고 나.

이렇게 네명은 작은 악마라는 별칭을 붙였고, 우리는 반장.부반장.부장 등 1학기 임원들이었다.


우리는 서로의 집을 돌아가며 놀았고, 시험기간에는 함께 문제집도 풀며 즐거운 시간들을 보냈다.

문제집이라게 있다는 걸 그때 처음알았다.


담임선생님은 나이 많은 남자분이셨는데, 본인은 시인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대놓고 학부모의 봉투를 바라셨다.

중간중간 반 학생들에게 시를 쓰게 하셨고, 몇몇 시들을 골라 시집을 내셨다.


물론 잘쓴 글들을 뽑으셨겠지만,

기본적으로 어머님이 다녀 가셔야만 했다.

그렇게 성적이 우수하진 않아도 엄마가 자주 다녀가신 아이의 시는 자주 뽑혔다.

살기 바빠 막내의 학교생활에는 1도 관심없으셨던 만화 자두의 엄마 같던 우리 엄마 조차도 학교를 한번 다녀가셨다.

시 발표회장도 한번 간 일이 있는데,

선생님은 한명 한명 호명하며 일으켜 세우셨다.

다행히 나역시 반대표 10명 안에 들었다.

그당시 한 반에는 학생수가 대략 60명 정도였다.


1학기가 끝나고 2학기가 되었다.

새로운 임원단들은 집이 어느정도 잘사는 집 아이들이 었고, 원래 공부도 잘하는 아이들이었지만, 엄마들이 학교에 자주 오셨던 아이들이었다.

그 아이들은 우리를 의식한듯 작은 천사라는 그룹명을 지었다.


그 아이들이 가장 의식하는 아이는 아마 우리의 대장격인 소희였을거다.

소희는 그 아이들의 작명에 매우 불쾌해 했었다.


나는 작은 악마의 멤버였긴 했지만, 얼굴도 예쁘고 공부도 잘하던 A라는 친구와는 그리 친하지 않았다.

그 아이는 당시 고층 아파트에 살았고, 의상실을 운영하는 엄마 덕에 종종 넘 예쁜 원피스를 입고 오곤 했다.

소희 덕분에 멤버가 된 나는 길었던 초등4학년의 수렁에서 빠져나와 다시 자신감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내 삶에서 잊지 못할 이름 원소희.

대학에 가서 학생운동을 했을것 같은 친구.

고맙다는 말을 전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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