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분투하며_[우리가 간신희 희망할 수 있는 것]

논어에세이 독서노트

by 주윤

상담을 하고 싶다 했다. 수업 중에 내가 했던 말,

“인생에 정답은 없어요. 각자의 삶이 가진 나만의 질감이 있을 뿐이죠.”

이 말을 듣는 순간 한 대 맞은 듯 감겼던 눈이 떠졌다고 했다. 이게 수업자인 나에게 좋은 말인가 돌려 까는 말인가 궁금했으나, 잠을 깨웠으니 의미가 있다 자조해 보았다.


감히 공자에 나를 대입할 수는 없으나, 이미 나를 떠나간 말에 대해서는 그 텍스트를 대하는 주체의 해석에 따라 내 말이 남는다. 작가에 따르면 텍스트를 공들여 듣고 읽으며 생각한 주체가 들인 노력에 의해 어떤 말은 불멸하는 것이니. 누군가에게는 시의적절했다 해석해 본다.


소극적인 나는 질문하나 제대로 못하는, 공자가 보았을 때 배움 하나 더 던져주고 싶은 생각은 도통 안 드는 제자였을지 모른다. 다만, 그 자리를 오래 지키고 있을 내구성은 있는 제자였을텐데 그건 알아주셨으면. 명민하진 못해서 희열을 주는 질문은 못해도 은은하게 옆에 남아 쓸데없는 농담이나 따먹는 제자는 될 수 있었을 텐데.



다만, 그 말씀을 듣고 내 삶이나 경험과 관련지으며 말씀을 필사하고 깨닫기는 잘했을 것이다. 그 말씀을 받아 적으며 나를 좀 더 나은 생각으로 바꾸는 일에 보람찬 하루를 보냈을 나이다.


_내 삶에 새겨진 공적 실패를 알면서도 사적 긍지를 모으며 사는 일.

_겨울의 추위에도 간간이 내리는 햇빛을 모으며 사는 일.

_논어라는 유용하고 무용한 거대한 텍스트에 대한 에세이를 읽은 다음날 아침에도 어제처럼 아메리카노 한 잔을 내리고 삶은 달걀 한 알을 삶는 반복을 계속하며 사는 삶을 지속하는 일.

_가만히 있는 듯 보이지만 조금씩 움직이는 북극성처럼 “회전하지 않는 세계의 고요한 중심점”과 같이 변하지 않는 일상에서 상대적인 침묵을 통해 나를 “공순히”하며 바른 방향을 보며 사는 일.

_이런 시시한 일상을 꼿꼿하게 허리 펴고 살아가는 일.

이런 일들을 모아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스승의 말씀을 잔잔히 오래 마음과 머리에 담으며, 청출어람은 못해도 일신우일신 하며 소소히 살아가는 제자일 수는 있었겠지 싶다.


이래도 되는지 아닌지는 모른다. 제자도, 독자도 정답은 없으니까. 다만, 공자도 제 삶을 분투하며 살았다고 한다. 나도 충분히, 아니 더욱 분투할 만한 삶이라는 생각은 남는다.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