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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 유 Jul 27. 2021

우리를 들뜨게 하는 것들

제발 꽃 사진은 이제 그만...

여중생이었던 나는 엄마와 함께 외출을 할때마다

알지도 못하는 다른 사람들과 쉽게 말문을 트는

우리 엄마를 당최 이해할 수가 없었다. 

처음보는 사람하고 눈빛 몇 번 교환하고는

몇년간을 알아온 사람처럼 작정하고 친근하게

대화를 나누시는 엄마 모습은 늘 의아했다.

나는 절대로 그러지 않으리라.

도도하게 눈 치켜올리고 쉬운 사람은 되지 않으리라 그랬었는데. 하하하. 그랬었다는 이야기다. 


지금의 나는 자연의 본성 충실한 아줌마다.

그냥 옆자리에 앉았다는 이유로, 같은 식당에

왔다는 이유로, 아이들이 같은또래 인 것처럼

보인다는 이유로, 온 세상 누군가와도 말 건넬

준비가 되어있다.  그렇게 날 세우지 않고

마음이 누그러지니 여늬 중년과 마찬가지로

꽃 좋아하는 아줌마가 되었다. 

온 동네 아주머니들의 프사에는 꽃사진이 

지천이라고 한다. 나 역시 이쁜 꽃만 보면, 

카메라 셔터가 절로간다. 이번만 찍고 안찍어야지

다른거 찍어야지.. 그러면서도 손이 간다.


"엄마! 제발 프사에 꽃사진 올려두시고, 아! 가을이네. 꽃지듯 우리 인생도 가는구나.. 꽃피던 우리의 추억... 이런 감성팔이랑 절교하세요. 그런거 하시면, 나 아줌마야.. 하시는 거에요.. " 

하하하. 그래 임마, 나 아줌마야.. 할란다.

까페에서 음료를 주문하다가 발견한 꽃. 이쁘다. 마음이 달뜬다. 설렌다. 편안해진다. 그냥...  좋다.

아줌마 프사의 메카. 아줌마 프사의 단골메뉴.  

세월은 흐르고 바람결에 나이를 먹고 그렇게 켜켜이 쌓여가는 흔적속에서 

내 청춘이 다시 꽃처럼 살아나길 바래서는 아니다. 

김창완 밴드의 노랫말처럼 살려는 작정이다. 


    열두 살은 열두 살을 살고 /열 여섯은 열여섯을 살지 /

    내가 스무살이었을때 일천구백칠십년 무렵 / 그 날은 그 날이었고 오늘은 오늘 일 뿐야

    예순 둘은 예순 둘을 살고 일곱 살은 일곱 살을 살지 /   다 겪어봐야 알 수 있는게 있지


아들에게 한마디 날려주련다.

"그래도 엄마가 꽃들이 불쾌할까봐 옆에 서거나 꽃속에서는 안찍잖냐. 난 적어도 매너는 아는 아줌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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