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명강의로 이름난 선생님들은 수업 중 여담이나 교훈이 될만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중에 인생의 고통에 대한 내용도 기억이 난다. 나고 늙고 병들며 죽는 생로병사(生老病死),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고통인 애별리고(愛別離苦), 미워하는 사람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 고통인 원증 회고(怨憎會苦)가 그것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일이다.
생명체라면 고통의 절대 양은 같다고 본다. 인생 전반에 걸쳐 나누어 감당하는 사람이 있고 특정 시기에 집중된 사람이 있다. 스펙트럼처럼 어느 방향에서 어느 시기에 보느냐에 따라 다를 뿐이다. 또 사람의 성격과 기질 즉 낙관적이냐 비관적이냐에 따라서도 고통을 체감하는 정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스티븐 호킹은 대학 재학 시절 불치의 병으로 몇 년 못 살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이후로도 오십 년 넘게 생존하며 세계적인 천체물리학자로 뛰어난 업적을 쌓는다. 그의 기구한 삶을 떠올릴 때마다 우리를 옴짝달싹 못하게 하는 고뇌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삶에서 튕겨 나갈 극한의 고통 한가운데를 지나는 이들은 "내가 이룬 가장 큰 업적은 아직 살아 있는 것이다."라고 말한 스티븐 호킹의 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죽은 이에게 운명이 개입하는 일은 없다. 시련이란 살아 있는 자에게 삶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다. 진짜 중요한 일에 집중하고 가장 소중한 일에 초점을 맞추게 한다. 인생의 감미로움에 취해 있는 인간에게 존재의 의미와 그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신의 메시지다. 고통을 애써 외면하는 사람은 포도에 탐닉하다 일생을 무의미하게 마치는 초파리 신세가 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