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개미에게 배우다

풍토병을 이겨낸 원주민의 지혜를 구하다

by 김광훈 Kai H

얼마 전 동네 뒷산에서 짓궂은 장난을 한 적이 있다. 수백 마리의 개미가 드나드는 굴을 흙으로 덮어 버렸다. 개미 사회에 일대 혼란이 일어났다. 백만 배나 큰 생물이 거대한 힘으로 지진을 일으켰으니 혼비백산할 수밖에. 하지만 그들은 곧 전열을 정비하고 복구 작업에 나섰다.

개미는 적어도 1억 1천만 년에서 1억 3천만 년 전부터 지구 상에 존재했다고 한다. 아무리 길게 잡아도 300만 년이 안 되는 인류에 비하면 오랫동안 번성한 생물이라 할 수 있다. 도시를 건설한 것도 약 1억 년이나 되니 그들의 역사나 생명력이 경외스러울 뿐이다. 사막은 물론 극지대에도 진출해 있다. 현생 인류는 약 5만 년 전에 출현했다고 하니, 현재의 번영이 찰나에 불과하다는 생각도 든다. 인간에 비해선 지능이 크게 낮은 곤충들이 어떻게 오랫동안 번성할 수 있을까. 흔히 스마트 스웜(smart swarm) 즉 집단 지능의 힘에서 그 해답을 찾는다. 약간의 지혜, 약간의 용기가 뭉치면 큰 힘, 가공할 힘이 된다는 것을 이들은 말없이 웅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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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블록버스터 ‘Contagion(감염)’이란 영화에서 전 세계에서 2600만 명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사망한다.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이 영화와 도플갱어처럼 닮았다. 사람들이 가족 이외엔 접촉을 극도로 꺼리고 실내에만 머물러 있는다. 뭐든지 만지면 치명적이다. 살아남았다고 마냥 평화로운 것도 아니다. 옴짝달싹 못하게 하는 공포가 나머지 생존자를 감염시켰다.

개미 사회에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개미는 감염된 동료를 핥아 감염을 희석시키고 자신들의 군집 전체에 얇게 퍼뜨린다. 감염된 동료들이 스스로 감염에 대응해 죽도록 내버려 두는 대신 건강한 개미들의 면역체계가 스스로 제거할 수 있는 바이러스를 의도적으로 전체에 감염시킨다. 잘은 모르지만, 스웨덴에서 실험하고자 하는 게 이와 유사한 게 아닌가 싶다.

개미가 로켓을 발명해 달나라에 가지 못한다고 무시할 게 아니다. 그들은 우리 인류보다 수십 배나 긴 세월을 이 지구 상에서 생존했다. 그들의 경험과 지혜를 결코 얕잡아 봐선 안된다. 그 긴 세월 동안 무슨 일인 듯 없었을 것인가. 분명 지금 수준의 인류 문명이 세 번은 존재하고도 남을 시간이다. 노아의 방주를 비과학적이라고 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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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에 대한 연구가 많은듯하다. 몇 가지 놀라운 사실이 있다. 우선 개미는 1) 자기 몸무게의 50배에 달하는 물체를 옮길 수도 있다 2) 개미는 물경 12,000종이나 된다고 한다. 3) 인간보다 근육 밀도가 높다 4) 6500만 년 전에 멸종한 공룡과 달리 빙하기에도 살아남았다 5) 개체 수로는 인간의 백만 배에 달하며 총중량으로 하면 인류와 맞먹는다고 함 6) 고동 털 개미의 수명은 개보다 길어 15년쯤 됨 7) 위를 두 개 가지고 있는데 하나는 자신을 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다른 개미를 먹이기 위한 것이라고 8) 화이어 앤트는 하루 평균 9시간 정도의 수면을 취한다

옥스퍼드 대학교 교수 출신으로 반지의 제왕 저자이기도 한 J.R.R. 톨킨은 그의 시에서 ‘깊은 뿌리에는 서리가 닿지 못한다 (Deep roots are not reached by frost.)’라고 말한 적이 있다. 개별적인 지능은 높지 않지만, 집단 지능을 통해 최상의 선택을 하는 스마트 스웜 (smart swarm, 개미가 대표적)처럼 다중의 평판이란 정확한 것이다.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개미도 농사를 짓고, 분업이 일상화되어 있으며 대규모 전쟁을 일으키기도 한다고 한다. 영국과 핀란드에는 겨우 40종 정도가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120여 종이나 살고 있다. 우리가 배워야 할 대상은 뜻밖에도 가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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