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제어하기

욕심 제어

by 오순

엄청 귀여운데 엄청 무시무시하게 그려졌다

욕심을 제어하지 못해서이다

마음을 제어하지 못하면

고칠수록 변명할수록 더욱 망친다

차라리 비우고 버리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너무 많은 감정이 너에게 이입되어 있어

객관화시키기가 너무 버겁다

서로에게 부담되지 않게 그래도

난 내 감정을 조율하고자 한다



초상화 그리기를 문화센터에서 배웠다. 배워서 바로 지인들을 그려 주었다.

가장 그리기 힘든 사람이 남편이었다. 감정이 너무 밀착되어 있어 거리를 두기가 어려웠다. 객관화해서 그리기가 어려웠다.

그중 어느 회원 한 분은 남편 얼굴을 자꾸만 너무 일그러뜨렸다. 본인은 그러고 싶지 않은데 정말 그려지지가 않는 모양이었다. 아마도 남편과 소통이 잘 안 되는 것 같았다.

나도 마찬가지이다. 남편은 자기 얼굴이 비뚤어졌다고 투덜거린다. 실지로 보니 비뚤어졌다고 우겼다. 그림보다는 덜 비뚤어졌다.

지금 생각하니 왜 그렇게 똑같게 초상화를 그려야 된다고 생각했을까. 감정을 실어서 그리는 것이 차라리 더 나았을 것이다.

하얌이는 하얀 털이라 표현하기가 어렵다. 실물을 보면 보송보송 정말 예쁘다. 귀여운 모습 포착해서 잘 그려 보려고 그렸는데, 그리다 보니 의도한 대로 그려지지가 않았다. 덧칠을 하다 보니 더 엉망이 되었다. 버리고 새로 그리려고 하는데 더 안 되었다. 아마도 마음만 앞서고 어떻게 그릴 것인지를 계획하지 않은 것 같다.

집에 손님이 왔을 때 꼭 죽밥이 되거나 설 된밥이 되는 것과 비슷하다. 잘 대접하고 싶은데 밥부터 엉망이 되는 것이다.

잘하고 싶으면 심호흡하고 마음의 짐을 덜어 내어 좀 가벼운 마음으로 임해야 작업이 잘된다.

그렇지 않고서는 손과 마음이 따로 간다.

평소에도 감정이 많이 출렁대서 제어하는 데 애를 먹는 편이다.

아마도 감정 조율이 평생의 내가 닦을 도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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