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들여지다

나로 살자

by 오순

인간이 싫어진다

소통이 안 되고 잘난 척해대는데...

속이 답답해진다

한 발 물러서는 수밖에 살 길이 읍네 그려

열심히 손발에 침 발라 얼굴에 바르는 다윗

부지런히 몸의 털에 침을 바르는 하얌이

힘들고 덧없어 보이는데

그것마저 하지 않으면

생존의 의미가 없는 것인가

나도 타고난 본능으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길들여진 교육으로 사는 것인지

어떻게 사는 게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사회에서 빈둥거리며 남의 노고에 얹혀서 편하게 가려는 인간들의 뻔뻔함이 유독 참기 힘든 날이다. 퇴근하고도 속이 답답하여 고양이들과 뒹굴 거린다. 먹고 나면 그루밍을 하는 다윗과 하얌이를 지켜본다. 작은 혀 하나로 자신의 온몸의 털을 빠짐없이 핥고 침을 발라 정돈하는 모습이 힘들어 보인다. 힘들어 보이는 데 적당히 하지 뭐 하러 그리 열심히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타고난 본능으로 그러는 것인지 자동적으로 매일 수시로 그루밍을 하고 있다.

누가 보면 우리도 별 의미 없는 듯 한 일을 매일 수차례 반복하며 살아간다. 몇 십 년 동안의 교육으로 길들여진 우리는 사회에 나와 로봇처럼 생각 없이 반사적으로 일하며 그 대가로 살아간다.

문득 내가 왜 여기에 이러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생각해 보니 어떻게 사는 것이 내가 원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여기에 있는 내가 나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아닌 것 같다. 나는 어디 있는 것일까?

언제 내가 사라진 것인지 모르겠다. 나만 사라진 것이 아닌 것 같다. 다들 사라지고 남은 것은 일정한 틀 안에서 똑같은 모습의 인형들만 남아 있다. 사회 속의 교육과 문화는 똑같은 모습으로만 살아가게 우리를 몰아붙이는 것일까? 각자 자신들의 모습으로는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일까?

나 자신으로 살고 싶다. 나를 찾아야 한다. 잃어버린 나를 어디서 찾아야 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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