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하지 않게 읽히는 책
미용실에 펌이라도 하러 가는 날은 너다섯 시간을 꼼짝없이 앉아 있어야 한다.
허리도 아프고 권해주는 잡지책도 별로고 빨리 집에 가고만 싶다.
오늘은 머털도사가 되기 전에 반곱슬 머리를 피러 가는 날.
소중한 시간을 잡지책 보며 흘려보내지 않기 위해 책을 준비해 갔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제목이 찰떡이다.
미용실에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독서하면서 시간을 보내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 같아서다.
가볍고 한 편씩 끊어 읽을 수 있는 에세이여서 미용실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이백 페이지 조금 안 되는 부담 없는 분량에
담백한 문체가 눈에도 잘 들어온다.
미용실에서 시술받는 동안
이마에 붙여준 투명 가림막이 시야를 좀 가리긴 했지만(자꾸 서리가 낌)
내용이 재밌어서 계속 읽게 된다.
오늘도 좋은 문장 수집.
예술을 하면서도 예술가가 아닌 사람들이 있고, 컨베이어 벨트 앞에서 일하면서도 예술가일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결국 꾸준함이라는 것은 무리하지 않는 것과 등을 맞대고 있다. 꾸준하게 오래 하려면 자기 속도를, 자기 한계를 잘 알아야 한다. 무리하면서 오래 할 수는 없다.
오히려 한계가 다룸의 대상이 될 때 사람은 무리하지 않으면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독자가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쓰는 게 쉽지는 않을 텐데.
자신이 쓴 책 속 문장처럼 꾸준함과 자기만의 속도를 유지했기에 빛나는 문장들이 다듬어져서 나왔을 거란 생각이 든다.
나는 글을 쓸 때 주렁주렁 수식어도 많고 마무리도 잘하질 못하는데...
이 분의 담백한 문체가 배우고 싶어 진다.
오늘의 교훈.
나만의 속도로 성실한 글쓰기를 계속해볼 것.
주말엔 제일 맘에 들었던 단원을 필사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