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트의 동티모르 시절 이야기]
앞으로 전개될 모든 이야기들은 제 핸드폰 or 드라이브에 담긴 사진의 순서대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처음 동티모르로 떠났던 게 2016년이니 기억들이 많이 미화됐을 수도 있어요. 그럼에도 지난 사진들을 보고 당시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걸 보니 여전히 저한테는 특별한 기억들인가 봐요.
앞으로 전할 이야기들도 재밌게 봐주세요:-)
16.04.20.~22.
딜리 출장을 다녀온 지 3주 만에 다시 한 번 더 출장을 다녀왔다.
로스팔로스에서 딜리까지는 정말 말 그대로 산 넘고, 물 건너야 갈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해안가를 달릴 때 창문을 열고 달리는 순간이었다.
딜리에서 돌아올 때는 조수석이 반대 위치에 있어서 느낄 수 없는 순간이라, 딜리로 나갈 때만 유일하게 느낄 수 있다.
내가 사는 로스팔로스에서는 차를 보는 것도 너무 드문 일이라, 신기해서 찍어 놓은 블루 택시
2016년 동티모르에는 신문물이 도입된 해이기도 하다. 그전까지는 노란색 개인택시만 있었는데, 처음으로 블루 택시(콜택시)가 생겼다. 동남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그랩이나 블루버드 같은 택시가 동티모르에도 드디어 생긴 것이다.
노란 택시는 원하는 목적지까지 가기 위한 택시비를 매번 흥정해야 해서 현지어가 서툴거나 현지 물가를 잘 모르면 뒤통수 맞기 십상이다. 블루 택시는 미터기로 비용이 측정되기 때문에 어떤 의미로는 합리적이었다.
그리고 가장 좋은 건 밤에도 전화로 택시를 부를 수 있다는 점이다. 동티모르는 해가 지면 모든 교통수단이 없어지는데, 블루 택시 만큼은 영업을 했기 때문에 어딘가 이동'은' 할 수 있었다. 단, 당시에는 야간에 1~2대의
택시가 수도 전체를 커버했기 때문에 1시간씩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사실 너무 오래돼서 정확히 출장 목적이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사진으로 유추해 보자면, 뭔가 사러 갔던 거 같다.
이렇게 지도로 그려서 어딘가를 찾아간다는 게 어이없겠지만, 동티모르에는 내비게이션이 없고 그리고 몇 년 지내다 보면 불편함도 못 느낄 정도로 길 외우기가 쉽다.
당시에는 수도를 잘 몰랐기 때문에 현지 직원 아저씨가 그려준 지도를 고이 챙겨 갔나 보다.
(군대에서 운전병 출신이었는데, 2009년 당시에 저런 식으로 선임들이 그려주면 목적지를 찾아가곤 했다...)
내 기억대로라면 Fundasao Oriente 건물이었던 거 같은데, 정확히 기억이 안 나서 패스...
확실히 동티모르 있을 때 살면서 찍은 셀카는 다 찍은 거 같다.
가족들 보내주려고 열심히 찍었던 거 같은데, 확실히 지금보단 어렸네.
UNTL 동티모르 국립대 앞 풍경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대와 같은 곳인데, 우리나라 고등학교 크기보다 작은 캠퍼스 크기였다. 확실히 대학교 앞이라 어느 동네보다 에너지가 넘치긴 했다.
레지스탕스 박물관 티켓
우리나라로 치면 독립운동관? 독립기념관? 같은 곳인데, 인도네시아 식민지 시절 독립운동에 대한 역사가 담겨있는 곳이다. 동티모르는 2002년에 독립한 21세기 최초의 독립국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그렇게 오래되지 않은 역사라 당시 식민지 시절 영상이 유튜브에도 남아있다는 게 신기했다. 그리고 우리나라로 따지면 70년도 전의 일이 불과 20년 전에 있었기 때문에 나와 또래인 친구들이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시절의 경험을 갖고 있다.
아무튼 동티모르의 역사가 궁금한 분들은 유튜브에서 찾아보길 바랍니다.
친구랑 영상 통화하다가 보여준 우리 동네 맛집
친구들이랑 항상 가던 고깃집이었는데, 영상 통화로 종종 보여주곤 했다. 요즘엔 줌을 많이 쓰지만 당시에 스카이프를 쓴 걸 보니 참 옛날 일이구나 싶다.
여기서 집중해야 하는 건 극단적으로 짧아진 내 머리....동티모르에서는 다들 저런 머리로 다니길래 나도 머리를 짧게 잘랐다가 흑역사만 남게 됐다....
마지막 날 아침 호텔에서 또 셀카를 찍었나 보다. 근데 무슨 생각으로 매번 셀카를 저렇게 찍었는지...
수도 딜리 두 번째 출장기를 끝으로 EP.13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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