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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공장 Nov 18. 2023

COP28/기후 위기에 정말 필요한 단 하나

인터뷰 준비하다가 알게 된 것들

시험 공부할 때 갑자기 세상 모든 것이 재밌어지지 않나?

인터뷰를 준비할 때도 마찬가지다. 관련 내용을 조금 보다가 딴 데로 빠지기 쉽고 다른 모든 것이 재밌다. 



 오늘 새롭게 알게 된 내용. 



매년 기후변화협약의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Conference of the parties (줄여서 COP 이라고 쓰고 '콥'이라고 부른다)가 열린다. 기후 변화에서 유명한 1.5도냐 2도냐 논쟁이 붙다가 2도가 됐다던 '파리협정'은 2015년에 파리에서 일어났던 COP21이고, 2021년 영국 글라스코에서 있었던 COP26, 작년에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일어난 COP27처럼 매년 다른 곳에서 개최된다. 



당사국 총회라고 하면 국가 수장들이 모여서 회의를 할 것 같은데 그렇지만은 않다. 많은 국제 기구, 사기업, NGO, 운동가, 토착민 그룹 등 다양한 단체들과 사람들이 모인다.



올해 COP28은 UAE의 두바이에서 일어난다. UAE Presidency는 “the most inclusive COP ever (가장 차별 없고 포괄적인 COP)’을 만들겠다고 내세웠는데 인권 운동가, 토착민 등을 공공연히 비난해왔다. 또한 의장은 세계에서 가장 큰 화석연료 제조 회사 중 한 곳의 CEO라고 한다. (어째 냄새가 난다~~)



좀 더 파헤쳐봤더니, Shell 등 세계 6대 화석연료 회사들이 연합해서 만든 NGO가 있는데 이 NGO는 국가간 모임, 기후 변화 모임에서 탄소 포집 기술(화석연료로부터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모으는 기술)을 세계적으로 선전하고 있단다. 



언뜻보면 화석연료 회사들이 기후 변화와 탄소 중립에 앞장 서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많은 국가/단체들이 이렇게 믿었다. 실상을 보기 전까지는.



정유 회사들이 기술 관련 NGO를 만들어 여러 국제 회의에서 화석 연료를 줄이지 않아도 탄소 포집이라는 신기술로 다 해결할 수 있다는 식으로 로비를 하고 있는데, 실제 그들이 사용하는 탄소 포집 기술은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서 필요한 노력의 새발의 피도 되지 않는 양이고 그 또한 기름 정제 때만 사용한다고 한다. 최신 데이터들은 대기의 온실 가스를 포집하더라도 화석 연료 사용을 끊지 않으면 기후 위기를 돌릴 수 없다고 했다. (+ 이미 진행 중이다)



즉, 정유 회사들이 자신들의 이름은 뒤로 한 채 NGO를 만들어 탄소 포집 기술이 있으니, 국가들과 다른 회사들에게 화석 연료를 지금처럼 사용하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로비를 하고 있다. 그리고 올해는 이 중 한 회사의 대표가 전세계 기후변화의 방향을 결정하는 회의의 의장이기도 하고..... 



작년에만 636 화석연료 로비스트가 COP27에 들어갔다고 했고 그 수는 2021년보다 100명 이상이 증가했다고 한다. 11월 30일, 마침 내 생일 때 진행하는 COP28. 올해는 의장부터 화석 연료 로비스트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생각해서인지 UN은 오는 참가자 모두에게 소속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지금까지 소속을 밝히지 않고 참가할 수 있었던 시스템도 웃기지만, 밝힌다고 해도 당당히 NGO 소속이라며 회의장에 들어갈 화석 연료 로비스트의 존재도 어이없다.



단 며칠 전에 발표된 란셋 논문에는 이미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 평균 산업화 이전과 비교했을 때 1.14도 높다고 했고 WMO는 2023년 1월부터 9월까지 평균으로 볼 때 이미 2023년에 1.4도 높다고 했다.



왜 이 온도가 심각한 것인지는 여기다가 적진 않겠다. 하지만 2015년 이전부터 전세계 과학자들은 산업화 이전과 비교했을 때 평균 온도가 1.5도 이상이 되면 안된다고 경고했다. 2015년에는 2030년 쯤 1.5도가 넘으면 안된다를 염려하고 있었는데 2030년까지 갈 필요도 없이, 이미 많은 전망이 2025년부터 급작스런 사망률, 질병률, 더 잦고 심한 폭염과 한파, 코로나보다 어쩌면 더 심할 팬더믹, 식량 안보 문제 등을 가리키고 있다. 



내가 살던 곳은 올해 정말 더웠다. 얼마나 더웠는지 내년부터는 무조건  5~10월 사이에 서늘한 곳을 찾아 철새처럼 이동하겠다 단단히 마음 먹었다. 여름이 지났다고 생각했던 쯤에도, 오전 8시에 이미 30도, 자주 33도를 찍고 하루를 시작했다. 9월과 10월 달에 영국을 가면서 드디어 시원한 공기를 맛보겠다며 좋아라 했지만, 영국도 더웠다. 기록을 보니  이번 9월이 유럽은 가장 더운 9월로 기록됐는데 1991년부터 2020년 평균 했을 때 2.51도 높다고 했다. 2020년과 비교했을 때도 1.1도가 높다고 하니, 정말 문제다. 심지어 10월의 런던도 더워서 한 주는 여름 같은 날씨였다. 




화석 연료를 재생 가능 에너지로 바꾸자고 하는 이유는 기후 변화 외에도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바로 호흡기 질환을 유발시키고 이게 원인이 되어 병에 걸리거나 사망하는 사람들이 어마어마하다. 정확한 수치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난 주로 숫자를 다루는 일을 하기 때문에 그 수가 엄청났다는 건 기억한다.



내가 사는 곳은 공단이 많아서 공기가 그리 좋지 못하다. 최근 우리 집에서 멀리 작게 보이는 한 공장에서 불이 났고 얼마나 크게 났는지 다음 날 비가 하루 종일 내렸는데도 내내 탄내가 가시지 않았다. 실제 지금 현재 어린이로 살아가는 어린이들과 앞으로 어린이로 살아갈 아이들은 이미 어른이 된 사람들에 비해 호흡기 질환으로 고생하고 죽어나갈 그 수치가 어마어마 했다. (올해부터 전세계 40개 도시의 어린이들이 자신들이 살고 싶은 Net zero 도시를 디자인하고 제안하는 프로젝트가 시작된다고 했다. 과거에 내가 영국의 중고등학생들과 했던 기후변화 앰베서더 프로젝트가 생각났다. 어린이들이 앞으로 살아나갈 세상이고 그들에게 더 많이 영향을 미칠 환경인데 왜 어른들만 중요한 결정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지 모르겠다.)



과학자들이 50페이지, 500페이지에 걸쳐서 내놓는 논문, 보고서를 읽어보면, Net zero 해야한다, 법을 만들어야 한다,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모니터링을 체계적으로 해야한다 등등등 말하지만, 



결국 기후 변화와 건강에 관한 해결책은 간단하다. 



화석 연료를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



언제? 



지금. 

가능한 가장 빠른 시간에.



정말 시간이 없다. 1.5도가 되기까지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2025년이 되기도 전에 1.5도에 도달할 수 있다.



이게 어려운 이유는 잘 알겠다. 당장 자동차에 산업이 멈추겠지. 그걸 모두 바꾸는데 돈이 들겠지.... 이런 걸 나열하면 끝도 없다.



그런데 사실 안된다고 하는 사람들의 이면에는 

(1) 이미 돈이 많은 화석 연료 회사들의 로비가 있고 

(2) 변화가 필요한 건 잘 알지만, 당장 바꾸기를 싫어하는 우리들의 게으름에 있다. 

근데 1,2의 결과가 우리의 목숨값이라면? 



데이터를 다루기 때문에 안다. 정말 많은 사람이 지금도 질병에 걸리고 있고 죽어가고 있다. 그 속에 나와 내 가족들은 없을 것 같지만, 선진국, 개발도상국 할 것 없이 모두가 당황했던 팬더믹 기억하나? 마찬가지로 기후 변화는 내가 잘났다고 피해갈 수 있는 그런 게 아니다. 돈이 많은 국가, 돈이 많은 집에 사는 사람들은 그나마 그 돈으로 해결책을 강구하고 좋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폭우, 폭염, 한파, 기후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질병, 식품 생산의 피해를 어떻게 다 피해갈 수 있을까?



내가 하는 말이 아니다. 전세계 저명한 과학자들이 매년 수천 개의 논문으로 증명하고 있다. 이로 인해 결과적으로 전세계적으로 잃는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셀 수 없다. 안된다고 하고 돈이 없다고 하는 것들을 건강과 환산해보면 zero carbon으로 돌렸을 때 1년에서 5년정도면 바로 경제적 가치는 회복되더라.




올해 COP은 어느때보다도 리더십이 필요하고 온 세계 리더들의 결단이 필요할 때다. 



COP 28까지 11일 남았다.



D-11




단 하나라고 했지만, 

하나를 더 추가하자면, 식품 회사들의 세계 산림을 파괴를 멈추는 것!

관련해서 6년 전 쯤에 했던 인터뷰가 기억나는데.. 그것에 관한 썰은 다음에 생각나면 풀도록 하겠다.

그때도 엄청 리서치를 해서 사람들이 잘 모르는 이면을 많이 알게 됐다.

힌트는 인도네시아의 팜유 산업과 관련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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