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첫째의 속마음
평소에는 아주 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는 어린이들인데, 태권도 학원에서 재미있게 놀았는지 둘째가 집에 돌아오자마자 잠이 들었다. 저녁 시간에는 깨어나겠지 하며 기다렸는데, 밥이 다 준비돼도 일어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어쩔 수 없이 남편과 나, 그리고 첫째만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다.
"쑥쑨아~ 저녁 먹자."
"응. 동생도 불러올게."
"아냐, 동생은 피곤한가 봐. 동생 깨우지 말고 일단 먼저 먹자. 동생 일어나면 그때 또 차려주면 돼."
"그래도 동생이 배고플 텐데?"
"괜찮아. 동생 일어나면 엄마가 챙겨줄게."
동생 배고플 걱정을 잔뜩 하던 쑥쑨이가 식탁에 앉으며 말했다.
"그런데 오랜만에 셋이 밥 먹으니까 좋다."
매일 치고받고 싸우지만, 많은 시간은 둘이 사이좋게 잘 놀아서 질투심(?)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렴풋이 드러낸 쑥쑨이의 속마음에 생각이 많아졌다.
"셋이 먹으니까 좋아?"
"응. 엄마, 아빠랑 셋이서만 먹으니까 좋아."
"동생이랑 같이 먹어도 좋지 않아?"
"응. 좋은데, 엄마 아빠가 나만 보고 있는 게 좋아."
더 이상 묻지 않고 쑥쑨이의 눈을 계속 마주치며 반찬도 집어 주고 물도 챙겨준다.
쑥쑨이는 아주 행복한 표정으로 평소보다 밥을 아주 잘 먹었다.
말은 안 했지만, 동생이 태어난 뒤로 쑥쑨이가 엄마, 아빠를 온전히 차지한 적이 없었다는 생각에 이런 시간들을 가끔 마련해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쑥쑨이의 어른스러움에 또 아이 같은 솔직함에 마음이 무거운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