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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벤처스 Apr 24. 2024

미국 부유층이 열광하는
전신 MRI 스캔

카카오벤처스 디지털헬스케어 스터디_2024년 4월

  안녕하세요. 4월 이슈로 돌아온 디지털 헬스케어 스터디입니다. 글로벌 빅테크의 헬스케어 전략부터 전신 MRI 스캔을 둘러싼 여러 시각까지, 한 달 동안 있었던 주요 이슈를 수록해 두었으니 유익하게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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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2024년 4월 디지털 헬스케어 스터디 바로 시작합니다.







4월 첫 번째 이슈,

리테일 기업이 헬스케어 시장에서 살아남는 법


  2024년에도 미국의 소비재 유통 기업과 빅테크들은 꾸준히 헬스케어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가치기반 지불제도와 메디케어 어드밴티지의 비중이 커지면서, 일상생활에서의 점접을 형성한 기업들이 4조 2천억 달러 규모의 헬스케어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지난 몇년 동안 헬스케어 사업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한 아마존이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명확한 리딩 플레이어가 나오지 않고, 수익성에 대한 도전을 받기도 합니다. 과연 리테일 기업은 헬스케어 산업에서 어떤 전략을 취하고 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아마존과 월그린의 사례를 통해 리테일 기업이 헬스케어 산업에 접근하는 방식을 살펴보겠습니다.




“약도 총알배송” 물류에 집중하는 아마존

  아마존의 헬스케어 사업의 핵심은 역시 물류입니다. 지난 주 아마존 파머시는 강력한 물류 시스템을 바탕으로 처방약 당일배송 서비스를 뉴욕과 LA에서도 확대 운영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연말까지 기존 5개 도시(오스틴, 마이애미, 시애틀 등)를 포함해 12개 이상의 도시로 서비스를 확장하겠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아마존은 체중감량제 ‘Zepbound’로 유명한 미국의 대형 제약사 Eli Lilly와의 제휴에서도 배송 대행만 맡은 바 있습니다. 헬스케어 산업에서도 자신들의 강점인 빠른 배송에 집중하기로 결정한 모양입니다.


  아마존의 IT 개발력도 당일배송 서비스를 보조하는 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아마존 파머시의 주문처리 책임자 Kelvin Downes는 “아마존 GenAI가 주문 접수, 처리 등 서류 작업을 대신 해주며 약사는 약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조제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마존은 작년 10월에는 텍사스 칼리지스테이션에 사는 고객에게 드론을 이용해 처방약을 무료로 1시간 안에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월그린, 1차 진료 체인 VillageMD 감액 및 진료소 축소 발표

  미국의 대형 드러그스토어 체인 월그린(Walgreens)은 20년-21년에 걸쳐 1차 의료 회사 체인 VillageMD에 누적 82억 달러를 투자하였습니다. 그러나 작년 가을 월그린은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공격적인 10억 달러 비용 절감 계획을 발표했고, 그 일환으로 VillageMD에서 운영하는 1차 의료 클리닉을 약 60개 폐쇄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번 24년 2분기 실적보고에서는 추가로 100개의 진료소를 폐쇄할 계획을 발표하였습니다. 월그린 CFO에 따르면 1차 진료 사업은 '예상보다 느린 환자 유입 추세와 증가 추세와 최근 메디케어 상환 모델의 변화'로 인해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월그린의 의료 부문에는 응급 진료 업체 Summit Health/CityMD, 급성 후 치료 및 재택 간호 제공업체 CareCentrix, 전문 약국 Shields Health도 포함됩니다. 의료 시스템의 진입점을 유지하면서도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월그린은 인력 조정, 위치 최적화, 소매 약국 운영 개선에 대한 강력한 이니셔티브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소매 약국 사업에서 PBM 및 기타 지불자와의 논의를 통해 새로운 약국 환급 모델을 구상 중에 있으며, "수익성과 성장을 높이기 위한 혁신적인 경로"를 모색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KV's Note

CVS, 월그린, 아마존은 의료산업의 파이를 넓히기 위해 일차진료를 확보하는 전략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아마존의 One Medical, CVS의 Oak Street Health, 월그린의 VillageMD 인수는 헬스케어의 프런트도어를 확보하기 위한 각각의 방법이었습니다.

하지만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일차 진료 자체의 수익성은 높지 않고, 결론적으로 약품 처방과 배송을 이어준다는 측면에 의의를 두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존의 경우 헬스케어 사업 내에서 많은 trial and error를 통해 유통에서의 강점을 활용하는 전략을 굳히고 있고, 월그린 역시 방황 끝에 약국과 약사를 핵심 의료 공급자로 선정하여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비의료 회사들은 편리함과 비용 투명성이라는 각자의 강점을 가치로 내세움으로써 기존 의료 시장과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리테일 회사의 입장에서는 의료 자체가 돈이 되지 않더라도 이어지는 보충제, 식료품 판매 등을 통한 업사이드가 크기에 경쟁구도는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4월 두 번째 이슈,

오피오이드 중독을 예측하는 DNA 검사는 환영받을 수 있을까


  매년 미국에서는 헤로인과 펜타닐 등 불법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 중독으로 약 11만명이 사망하고 있습니다. 하루에만 오피오이드 약물 과다 복용으로 130명이 사망합니다. 이러한 공중 보건 위기에 대처하고자 미국 FDA는 과다복용 및 오피오이드 복용 장애를 줄이는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작년, FDA는 약물 과다 복용 시, 해독 효과가 있는 날렉손 비강 스프레이를 처방 없이 받을 수 있도록 승인하였고 12월에는 의사의 오피오이드 처방 결정에 도움이 되는 DNA 검사 시행을 승인했습니다. 바로 AvertD라는 이름의 이 검사가 현재 논란의 중심에 섰는데요. 오늘 뉴스레터에서는, AvertD가 현재 왜 의료계의 뜨거운 감자가 되었는지, 과학자/FDA/개발사의 관점에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유전자 검사로 약물 중독 위험도를 예측하는 것은 비과학적이야!


  현재 저명한 유전학자, 공중보건 연구자, 중독 및 기기 규제 전문가들이 이 테스트에 확고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FDA에 AvertD를 시장에서 퇴출시킬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여러 유전자 연구에 따르면 개별 유전자와 오피오이드 복용 장애(OUD) 사이의 연관성이 매우 약하다고 하는데요. 약물 중독 전문가들은 600만 개의 개별 유전자를 이용해 유전자와 오피오이드 중독 간의 관련성에 대해 살펴보았는데, 연구 결과 특정한 유전자로 인해 오피오이드에 중독될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밝혀낼 수 없었습니다. 심지어, AvertD는 15개의 유전자 마커만 체크하는데, 개별 유전자와 오피오이드 중독 간의 상관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15개의 특정 유전자만 검사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들에 따르면, 지리적 요소 및 인종적 요소 또한 결과의 왜곡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책임있는 오피오이드 처방을 위한 의사들” 협회의 책임자이자, 미국 내 저명한 오피오이드 사태 전문가인 Kolodny는, AvertD의 “특정 집단의 사람이 오피오이드 중독에 더 취약하다”는 전제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꼬집습니다. 오피오이드는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누구나 중독 될 수 있으며, 상당수의 중독 문제는 만성질환자에 대해 의사들이 과잉 처방하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렇게, 그 성능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검사를 할 경우, 검사를 통해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들에게 잘못된 안전감을 심어줌으로서 약물을 더욱 쉽게 생각하게 하여, 향후 약물 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검사를 통해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낙인을 찍어, 의료적 차별의 대상이 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는데 뭐라도 해야하지 않겠어?



  사실 AvertD는 승인 과정에서 진통을 겪었습니다. 지난 22년 AvertD의 시장 도입 여부를 자문하는 회의에서는 찬성 2명, 반대 11명으로 압도적인 결과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23년 12월 FDA는 AvertD를 승인하였습니다. FDA가 자문위원회의 의견을 꼭 따르지는 않지만 반대 의견을 냈을 때 이를 역행하는 것은 매우 드문 사례입니다.


  다만 이번 FDA는 테스트를 승인하면서 이례적으로 많은 조건을 추가하였는데요. AvertD의 제조자 SOLVD Health는 의료인을 위한 필수 교육과 환자에게 AvertD의 결과를 해석하는 방법에 대한 팩트 시트를 제공하고, 다양한 인종 그룹의 환자와 의사가 이 테스트를 사용하면서, 실제 성능에 대한 검증을 지속하도록 요구하였습니다. 또한 FDA는 '블랙박스'를 표기하여 환자에게 테스트의 한계에 대해 경고하고, 이 테스트가 OUD 위험도 측정에 단독으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AvertD의 승인 발표에서, FDA의 관련 책임자인 제프 슈렌 이사는 "오피오이드 중독 현상이 너무 심각하기에, OUD 발병 위험을 예방, 진단, 치료 및 평가하기 위한 혁신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FDA는 해당 검사는 의사들이 급성 통증을 경험하거나 수술을 앞둔 환자를 대상으로 오피오이드 처방의 적합도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로써 사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이전에 오피오이드를 사용한 이력이 있거나 만성 통증을 겪는 질환자는 해당 검사의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우리가 한땀한땀 모은 데이터가 보여주고 있어


  AvertD 검사의 제조사인 SOLVD Health의 CEO는 '유전학 연구자들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공개 DNA 데이터로 검증하려 했기에 제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반박합니다. 검증에 쓰인 오픈데이터의 1/3은 나이 많은 남성 퇴역 군인에서 수집한 자료이며, 자사의 15가지 유전자 정보를 제대로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공개 데이터를 통해 추정했을 때 잘못된 추측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는 것입니다. 


  SOLVD는 '현재 사용 중인 알고리즘은 7000명의 검증된 임상 데이터와 Sanger sequencing을 통해 모은 유전데이터로 훈련되었다'고 밝히면서, 자체 연구 결과 AvertD를 통해 유전적으로 위험이 높다고 판단된 환자가 오피오이드에 노출될 경우 복용 장애를 겪을 확률이 18배 더 높다고 주장합니다. 현재 SOLVD는 연구와 성능 추적을 지속하고 있으며, "환자의 임상 위험 평가의 일부로서 AvertD가 수행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의료 및 환자 옹호 커뮤니티와 협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V's Note

FDA의 자문위원회 의견과 승인여부가 엇갈린 사례가 유전학에서도 나오게 되어 다루게 되었습니다. 이번 반대 서신은 유전자 검사를 통해 새로운 임상적 가치를 입증하려 할 경우 부딪히게 되는 어려움을 보여줍니다. 외부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한 데이터와 알고리즘의 전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승인 과정 뿐만 아니라 이를 사용할 대상인 의료인의 반응도 달라집니다. 다만 이번 사례는 오피오이드 중독이라는 시기적 영향을 강력히 받았을 것으로 추측하고 앞으로 비슷한 사례에서도 용인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4월 세 번째 이슈, 

병원과 빅테크를 오가는 사람이 풀어주는 AI 이야기


  빅테크 중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MS)가 헬스케어 산업에 접근하는 방법은 상당히 독특합니다. MS는 HLS(Health&Life Sciences) 조직을 통해 클라우드 서비스와 AI, 특히 생성형 모델을 의료현장에 적극적으로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올해 3월에는 OpenAI의 생성형 AI와 결합한 Azure Health Bot의 데모를 예고하며 더욱 풍부한 답변을 제공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헬스케어 생태계에서 어떤 위치를 가져가려는 것일까요? 이번 글에서는 MS HLS의 CDO(Chief Data Science Officer)인 Matt Lungren 박사가 말하는 ‘MS HLS와 AI 연구가 헬스케어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겠습니다. 


*Dr. Lungren은 영상의학 의사이자 마이크로소프트, 스탠포드에서 연구와 강의를 지속하고 있으며 그가 참여한 의료 AI 강의는 Coursera의 인기 강의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우선순위는 멀티모달과 안전

  MS HLS는 “모두가 더 많은 걸 성취하게 하자”라는 자사 비전에 따라 멀티모달을 빠르게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Matt은 한가지 문제에만 특화된 솔루션이 실패하는 사례를 보며 범용성 있는 솔루션, 즉 멀티모달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합니다. 이미 MS Research는 멀티모달과 관련한 논문을 몇 개 발표했는데요. 흥미로운 연구를 하나 꼽자면 바로 RAD-DINO입니다. RAD-DINO는 메타의 DINOv2 모델을 이용해 CT, 초음파 등 의료 이미지에서 영상의학과 의사도 찾기 어려운 인사이트를 임베딩합니다. Matt은 “RAD-DINO와 같은 기술이 유전체학, 병리학 등 다른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최우선 순위는 언제나 안전입니다. Matt은 “MS 멀티모달의 데모 버전은 자신에게 주어진 질문을 이해하지만 데모와 의료 환경에 적용될 실제 솔루션 사이에는 여전히 큰 차이가 존재한다”며 아직 기술의 안전성을 강화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안전성을 위해 AI의 환각과 편향을 줄여주는 Guardrails AI 같은 회사가 더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MS는 헬스케어 AI의 책임감 있는 개발・사용을 위한 연합인 CHAI(Coalition for Health AI)의 주요 파트너이기도 합니다.



스타트업, 기술만큼 임상의 관점 중요시해야

  의료 AI를 다루는 헬스케어 스타트업은 어떨까요? Matt은 스타트업이 기술만큼 임상의의 관점을 중요시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Matt은 “스타트업은 혁신의 원동력이므로 스타트업은 성공 여부와 무관하게 우리에게 놀라운 교훈을 준다”면서도 “스타트업에겐 기술력만 필요한 게 아니라 실제 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임상적 관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AI 시대일수록 스타트업이 임상의의 관점을 따라 더 빠르게 해결책을 구축하면서도 본질을 벗어나지 않아야 한단 건데요. 


  임상의들도 AI 분야를 필요로 합니다. Matt은 "임상 사례를 들고서 스타트업과 파트너십을 맺으려는 임상의들이 많다"며 그들 간 관계를 구축하게 할 여러 방법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MS는 최근 스타트업에게 Azure AI 등의 도구에 대한 엑세스 권한을 부여하는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페가수스 프로그램’을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의료 AI의 미래: 효율성은 높이고, 정보 비대칭성은 줄이고

  마지막으로 Matt은 의료 AI의 미래에 대한 예측을 내놓았습니다. 우선 영상의학과에 대해서 “모든 분야와 연결됐고 반복 수작업이 많아 번아웃 문제가 크다”며 “Gen AI가 90년대 후반부터 workflow를 개선시킨 음성-텍스트 변환 기술보다도 훨씬 더 빠르게 업무 속도를 높여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AI를 통해 의료 이미지에서 더 많은 정보를 얻으며 정밀의료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란 예측입니다.


  다음으로 Matt은 AI가 정보의 비대칭성을 줄여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노부모나 어린 자녀를 돌보는 사람은 의사에게 어떤 질문을 해야 하고, 어떤 약을 주의해야 하는지를 궁금해합니다. 이제는 메일함을 통해 의사의 답변을 받을 수 있는데요. 일종의 동반장치를 통해 사람들이 자신의 건강 데이터를 늘 확인할 수 있는데 익숙해진다면, 정보의 비대칭성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Matt은 이런 변화가 의료 격차를 줄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KV's Note

본 인터뷰에서 두 가지 인상깊은 내용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현 의료와 인공지능의 영역에 진단 봇과 같은 반짝이는 제품보다는 AI의 신뢰성과 안전 등을 향상하는 'boring stuff'가 더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또한 의료인을 조언자로 두는 것의 한계를 지적하며 하나의 팀으로 묶을 때 방향을 잘 찾아갈 수 있다고 언급하였습니다. 

의료에서도 생성형 AI가 활용될 수 있는 범위는 신중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복잡한 의료 상담, 응급 상황 등 단 하나의 오차라도 발생하면 문제가 되는 분야는 어렵지만 주관적인 요소와 설득의 여지가 있는 분야에서는 AI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4월 네 번째 이슈, 

전신 MRI 건강검진, 의료인가 비즈니스인가


  최근 미국 헬스케어 스타트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영역이 있습니다. 바로 전신 MRI 스캔인데요. 증상이 없는 건강한 사람이 전신 MRI 스캔을 받아,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300만원이 넘는 이 검사에 미국 부유층들은 열광한다고 하는데요. 이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스타트업은 Prenuvo와 Ezra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두 회사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고, 전신 MRI 스캔을 향한 다양한 시선 또한 다루어보겠습니다. 




Prenuvo 
  Prenuvo는 환자를 방사선과 조영제에 노출시키지 않고 모든 신체 시스템과 장기를 종합적으로 검사할 수 있는 자기 공명 영상 기술을 활용한 전신 MRI 스캔을 제공합니다. 공동 창업자인 영상의학 전문의 Raj Attariwala 박사에 따르면, Prenuvo의 스캔 기술은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시퀀스들을 결합한 다중 파라메트릭 기법과 확산강조영상(diffusion weighted image)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고 합니다. 또한, Prenuvo는 FDA에 승인된 AI 기술을 사용하여 뇌의 부피와 간 지방을 검사한다고 언급하였습니다.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약 30분 정도의 전신 스캔을 통해 소화기, 생식기, 근골격계, 신경계를 포함한 모든 주요 신체 시스템에서 양성 질환부터 중증 또는 만성 질환에 이르기까지 500가지 이상의 다양한 질환을 감지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Prenuvo는 더 이상 발병 후 진단이 아닌, 개인이 장기적인 웰빙을 위해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하는 라이프 스타일 변화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Ezra

  Ezra는 3T MRI 기술을 활용한 전신 스캔을 제공하며, Prenuvo에 비해 더 높은 해상도를 자랑합니다. Ezra의 차별점은, 스캔 과정 전반에 걸쳐 AI를 통합하였다는 점입니다. 특히 척추와 폐를 제외하고, AI를 이용해 기존에 비해 더 빠른 속도로 이미지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또한, Ezra Reporter AI라는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방사선 전문의가 결과를 빠르게 해석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Ezra의 창업자인 Emi Gal에 따르면, 이상 소견에 대한 후속 치료가 필요한지 여부에 대해 AI는 "1~5" 사이의 점수를 매기고, 환자에게 보고서가 발송되기 전에 방사선 전문의가 결과를 점검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초기 데이터 획득 프로세스를 혁신함으로써, 스캔 기간과 전체 비용을 잠재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비싸게만 여겨졌던 MRI 검진의 비용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전신 MRI 스캔, 왜 논란일까? 


  Prenuvo의 또 다른 공동 창업자인 Andrew Lacy는 전신 MRI 스캔의 도입이 예방이 아닌 치료, 즉 '사후 대응' 의료에 중점을 두는 기존 서양의학의 세계를 뒤흔들고 있으며, 마치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할 때와 같은 큰 혁신을 일구어낼 것이라고 선언하였습니다. 이 외에도, 전신 MRI 스캔을 지지하는 전문가들은 전신 MRI 스캔을 통해, 초기 질병의 데이터를 축적함으로써, 예방 의학의 영역으로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 MRI와 시간 데이터가 모이면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 수 있어

  전신 MRI는 다른 진단 기구에 비해 스캐너의 종류, 판독의 편차가 크지 않은 편이라 진단도구로써의 의미가 있다고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일회성 촬영에서는 큰 의미를 찾기 힘들지만, 오랜 시간을 두고 촬영한 데이터가 모인다면 건강상의 이점을 입증하고 가치 기반 치료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또한 단일 부위만 촬영하는 MRI 비용과 최대 50% 차이가 나기 때문에, 전신 MRI 접근성이 높아지면 지역 내에서 의료용 MRI 비용 책정에 대한 독점이 중단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데요. 회의론자들은 어떠한 이유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것일까요? 



• 의학적인 관점에서, 건강한 개인에게 전신 MRI 스캔은 불필요해

  Healthcare Huddle의 창립자인 Jared Dashevsky 박사에 따르면, 의학적 관점에서 볼 때, 무증상 건강한 개인에게 전신 영상 촬영을 해야 할 적응증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예방적 건강 검진을 위한 전신 MRI 스캔은 무증상인 성인에서 높은 위양성률과 중요한 부수적 소견을 보이는데요. 이 중, 암이 의심되는 이상 소견은 2% 미만으로 보고되기 때문에, 단 0.57%만이 유의미한 악성 종양을 발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 예방의학회에서는 무증상자의 종양 조기 발견을 위해 이 검사를 사용하지 말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 임상 전문 지식이 부족한 일반인들에게 불필요한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어

  이렇게 전신 MRI 스캔으로 인한 높은 비율의 우발적 발견과 위양성은 환자의 정신적, 신체적 안정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전신 MRI 스캔 과정에서, 약 95%의 사람들에게서 부수적 종양이라고도 하는 부수적 소견이 관찰됩니다. 이렇게 되면 사람들은 추가 영상 촬영, 검사, 진료 예약, 진료 예약에 따른 대기 등 추가적인 절차를 밟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는' 병변에 대한 심리적 고통과 불안을 겪게 됩니다. 더욱이 사기업에서 검사가 진행된다면,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에 대한 맥락이나 지침이 없을 뿐더러, 진단 결과에 대한 명백한 책임소재가 없기 때문에 더욱 우려를 자아냅니다.


• 보험 처리가 안되는 MRI 스캔은 비용 부담이 너무 커

  현재 전신 MRI 스캔은 보험 보장이 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Prenuvo의 1회 비용은 2천500달러(약 330만원)에 달하고, Ezra의 1회당 비용은 1천350달러(약 185만원)에 책정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검사 이후에 따르는 추가적인 검사들의 비용까지 감안한다면, 그 비용은 더욱 커지는데요. 전신 MRI 스캔의 필요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러한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건강한 개인들에게까지 불필요한 비용 부담을 지우게 될 수 있습니다. 클리블랜드 메디컬 센터의 수석 의학 물리학자이자 미국 의학 물리학자 협회 MRI 분과위원회 전 위원장인 David Jordan은 이에 대해 "그러한 부담을 감수할 만큼 전신 MRI 스캔의 혜택이 큰가요?"라고 반문하였습니다.




KV's Note

뉴스를 검색해보면서 흥미로웠던 점은, 건강검진 목적의 MRI 스캔 비즈니스는 20년 전에도 크게 유행을 탔다가 사그라들었다는 점이었습니다. 당시에도 약 $1,000의 가격과 마케팅 캠페인으로 이목을 끌었지만, 고객 확보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했고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지불의향이 감소하면서 수익을 유지할 수 없었습니다. 동시에 과학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은 내용을 허위광고한 사실로 기소되면서 이미징 기반 검진 비즈니스는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2024년 다시 등장한 두 회사는 각각 인공지능을 앞에서 당시에는 실현할 수 없었던 정확도와 속도를 필두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상 소견이 관찰될 경우 긴급 진료 스타트업을 연결해주는 등 인공지능과 원격진료를 활용하여 비어있는 기능들을 채우고 있습니다. 위 아티클의 토론처럼 의학적 가치를 입증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에서 건강에 대한 life-hacker들의 니즈를 사업 모델 측면에서 어떻게 채울지 관심있게 보고 있습니다.






4월 디지털 헬스케어 이슈는 어떠셨나요? 카카오벤처스와 함께 인사이트 가득한 스터디 시간이었길 바라며 이상으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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