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일상
“새봄 엄마, 우리 얘들 좀 봐줄 수 있어?”
지난주, 저녁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동네 언니의 전화가 왔다. 지금 일을 시작했는데, 친정 엄마가 일이 있어서 하루만 하원 후 저녁 7시까지 집에서 쌍둥이들 좀 봐달라는 부탁 전화였다. 같은 유치원을 다니고 있기 때문에 나는 흔쾌히 수락했다. 오히려 기분까지 좋았다. 이날 남편도 제주도 출장을 떠나 새봄이랑 단둘이 있어야 했기에 내가 더 신이 났다. 새봄이 하원 전에 초코파이, 요구르트, 어묵탕을 샀다. 저녁으로 아이들에게 어묵탕을 주기 위해서다.
드디어 하원 시간!! 오후 5시 20분에 코끼리 차가 도착했고, 새봄이와 쌍둥이 친구들까지 총 3명을 내가 보게 되었다. 우리 집으로 바로 가지 않고 놀이터에 가고 싶다는 쌍둥이 친구들의 의견을 받아 드려 우리는 놀이터로 향했다. 새봄이는 쌍둥이 친구들과 유치원 같은 반 친구들이기도 하기에 엄청 좋아했다. 셋은 놀이터로 전력 질주했고 짐라인을 즐겁게 타기 시작했다. 한 15분 후쯤, 지났을까? 쌍둥이 친구들이 춥다고 말하면서 우리 집에 가자는 것이다. 나는 세 명의 유치원 가방을 들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하니 쌍둥이 친구들이 무척 어색해했다. “우리 엄마, 보고 싶어”라고 쌍둥이 첫째가 말하는 게 아닌가! 나는 어색함을 타파하고자 유튜브 키즈를 틀었다. 마샤를 보여주며 어색함을 달래 주었다.
자리에 앉게 하고 초코파이와 요구르트를 먹게 했다. 세 명이 쪼로로 앉아서 마샤를 열심히 보는 게 아닌가!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사진으로 담았다. 초코파이를 2개씩 먹더니 새봄이 놀이방에서 셋은 인형놀이를 하며 놀기 시작했다. 그동안 나는 저녁을 먹었는데, 쌍둥이 친구들에게 저녁을 먹이려고 하니, 엄마 오면 먹겠다는 것이다. 새봄이도 쌍둥이 친구들과 함께 먹겠다고 해서 나 혼자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했다. 이때 쌍둥이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고 지금 퇴근해서 출발했다는 것이다. 쌍둥이 친구들에게도 말했더니 무척 좋아했다. 쌍둥이 친구들이 우리 집에 왔을 때는 무척 어색해했는데, 초코파이도 먹고 인형놀이도 같이 하면서 긴장이 풀렸는지, 계속 웃으면서 우리 집을 돌아다녔다. 이윽고 쌍둥이 엄마가 도착했다. 양손에는 파리바게트 큰 사이즈 봉투가 들려 있었다. 하나는 자기 거고 하나는 나에게 주었다. 그 안에는 롤케이크와 맛있는 식빵이 들어있었다. 아이들 데리고 가겠다는 것을 내가 말렸다.
“언니는 밥 먹었다고? 그럼 아이들이라도 먹이자. 아이들이라도 먹여야 퇴근이 수월해지지”라고 말하니 언니가 고맙다며 기뻐했다. 꼭 가족이 아니더라도 이웃 간의 서로서로 돕는 게 좋은 것 아닌가! 오랜만에 느끼는 이웃 간의 정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밥, 떡갈비, 가지볶음, 어묵탕, 김을 준비해서 아이 식판 세 개에 분배했다. 아까 초코파이를 먹었기에 어른 손바닥 반만큼의 밥을 준비해서 아이들이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김은 남편이 서산 출장 갈 때마다 재래시장에서 사 오는 것인데, 정말 맛있다. 마트 김이라는 다르다. 쌍둥이 친구들도 서산 김의 맛을 알았는지, 김을 다 먹는 것이다. 마침 남편이 서산에서 김을 사 왔기에 a4 사이즈의 김 두 개를 언니에게 줬다. “언니, 이 서산김 정말 고소하고 맛있어. 한번 먹어봐” 언니는 고맙다고 말하며 쌍둥이 아이들을 번갈아 먹이고 나는 새봄이를 먹이며 우리 다섯은 저녁 시간을 훈훈하게 보냈다.
저녁을 다 먹고 나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자고 해서 딱 세 번만 하고 집에 가기로 했다. 우리는 매트 위에서 살살 게임을 하고 쌍둥이네는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새봄이도 아쉬워했지만, 오랜만에 저녁을 친구들과 함께 보내서 좋았다는 눈치였다. 쌍둥이네가 가고 나서 새봄이와 나는 “친구들은 갔지만 우리 즐겁게 놀았지? 새봄아?” “응, 엄마. 또 다음에 우리 집에 왔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그날 밤 웃음꽃을 피우며 새봄이는 잠이 들었다.
소설 <작은 아씨들>에서 네 자매가 등장한다. 아버지가 전쟁에 참여하면서 집안은 가난을 겪게 된다. 가난 속에서도 네 자매는 서로를 사랑하고 지지함으로써 가난을 잘 극복해 가는 이야기다. 네 자매는 가족뿐만 아니라 이웃에게도 사랑을 베푼다. "방금 전까지 배가 고프다며 칭얼거리다가도 자기들보다 더 배고픈 가난한 이웃을 위해 크리스마스 아침 식사를 기꺼이 가져다주는 딸들, 할아버지와 함께 외롭게 살아가는 이웃 로리를 덜컥 초대하여 '자매들의 연극놀이'에 끼워주는 따스한 우정" (p.236) <상처조차 아름다운 당신에게> 이런 사랑이 깃든 평범한 일상들이 그녀들의 삶을 위대하게 만드는 것 같다. 현대사회에서 이웃뿐만 아니라 가족과도 교류가 단절된 이들이 많은 요즘 가족과 이웃을 향한 사랑과 나눔이 진정 나의 신화가 되고 우리 삶을 빛나게 할 것이다.
마음 정리 체크하기
1. 나는 가족과 식사를 자주 하는가?
2. 가족이나 이웃에게 나눔을 실천한 적이 있는가?
3. 가족이나 이웃에게 나눔을 했을 때, 기분이 어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