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으로 육아 힐링하기
'엄마가 태어났습니다. 나와 함께' 책의 첫 문장이다.
강렬하다. 엄마가 태어나다니. 이 책은 갓난 아이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엄마의 모습을 그린 엄마 그림책이다. 책 이름에서 '도감'이라는 뜻을 몰라서 검색했더니, *그림이나 사진을 모아 실물 대신 볼 수 있도록 엮은 책이란다. 이 책을 새봄이에게 읽어주다가 내가 울컥했다. 엄마의 마음을 잘 위로해 주는 책이라 초보 엄마들이 읽으면 힐링할 책이다.
태어나서 100일까지 거의 잠을 못 잔다. 이 그림들 리얼하지 않는가! 나는 세수도 머리 감기도 매일 할 수 없었다. 코로나가 터진 2020년에 겪었던 일이기에 오로지 나 홀로 감당해야 했다. 산후도우미도 친정엄마도 부를 수 없었기에 남편의 일주일 출산 휴가 후 나의 모습을 본 것 같아 울컥했다. 지금 생각하면 신생아 시절에 늘 우울했던 것이 후회된다. 아이가 5살이 되니 신생아 시절이 그립긴 하다. 하지만 그 당시엔 나는 매일 울었고 갓 태어난 신생아가 예뻐 보이지 않았다.
가장 힘들었던 건 잠이었다. 아이가 안 생겨서 불면증에 시달렸던 나는 수면제까지 먹게 되었다. 하지만 아이
가 태어나서는 잠을 못 자서 늘 쪽잠을 자야만 했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갈 때가 다른 것처럼 잠 때문에 아이 키우는 게 힘들었던 것 같다. 참 아이러니하다.
늘 걱정을 달고 살았다. 왜 우는지, 왜 아픈지, 온몸에 반점이 왜 생기는지, 왜 안 먹는지 늘 걱정하며 살았던 것 같다. 어느 엄마들은 쉽게 넘어가던데, 난 늘 걱정 먼저 앞섰다. 그래서 신경이 날카롭고 예민했던 시절이었다. 이로 인해 남편과도 자주 부딪쳤다. 지금은 '그럴 수도 있지 뭐'라고 생각하며 마음의 여유를 조금이나마 갖게 되었지만, 그 당시에는 마음의 여유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나의 감정은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락내리락했다. 아이가 웃고, 먹고, 잘 자는 날은 활발했다. 아이가 울고 보채고 나를 힘들게 하는 날에는 우울했고 화가 났다. 죽고 싶었던 시절이었다.
갓난 아이는 그런 엄마를 지켜보고 있었다. 아이는 엄마를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엄마의 사생활이 궁금했나 보다. 우리 새봄이도 내가 궁금해서 일까? 침대를 붙여서 함께 자는데도 나 옆에 꼭 붙어서 자려고 한다. 아이들은 엄마가 정말 우주인가 보다.
새봄이에게 물었다. 엄마의 정체는 무엇인 것 같아? 말 안 통하는 외계인, 동화 속 공주님, 폭발하는 헐크. 포효하는 호랑이, 꺼지지 않는 알림 시계 거의 다 엄마라고 해서 빵 터졌다. 아이들 눈에도 엄마의 정체가 보이나 보다. 새봄이가 어젯밤에 잠을 안 자서 또 화를 내고 말았다. 새봄이가 잠들고 잠을 잘 수 없었다. 나 혼자 자책하며 '조금만 참지..'라며 후회를 했다. 이 책은 엄마와 아이의 안정된 관계 맺기에서 출발한다. 엄마라면, 내가 지금 아이와 안정되고 건강한 관계 맺기를 하고 있는가? 함 생각해 보자.
v 마음 정리 체크하기
*자녀를 키울 때 가장 힘들었던 적은? 아플 때 or 보챌 때 등등
*나는 자녀에게 어떤 정체인가? 폭발하는 헐크? or 동화 속 공주님? 등등
*나는 자녀와 건강한 관계를 맺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저녁 먹고 10분이라도 함께 퍼즐놀이하기 or 물감놀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