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고 볶고, 21년

by 문현주

친구 소개로 만나 동갑 친구로 시작해서,

2005년 4월 10일에 결혼을 했다.

2026년 4월 10일.

오늘이 딱 21주년이다.


남편은 충남 태안 사람이고,

나는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김포에서 40년 넘게 살아서 완전 김포 토박이다.

인연이 어떻게 닿아서 결혼까지 하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그만큼 세상사 아무도 모른다는 말이 실감난다.


결혼하고 이듬해 3월에 첫아이를 낳아서,

아이 나이랑 결혼 연차가 똑같다.

결혼 초에도 그렇게 사고를 치고 다니더니 50이 넘어서도 여전하다.

우리 집엔 아들만 둘을 키운다고 우스갯소리를 하는데,

50퍼센트 이상은 진심이다.


그래도 속으로야 어떻든,

마누라 위하는 건 1등이라서 그나마 다행이다 하고 살고 있다.

싸움 한 번 안 했다는 부부도 있다던데,

우리는 신혼 초부터 정말 많이도 싸웠다.

주말 부부라서 그나마 다행이었지,

같이 있었으면 전쟁 났을지도 모른다.


나이 먹으면서 고집만 늘어서,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한다.

이젠 사고를 쳐도 헛웃음만 나온다.

태안으로 반품 시키고 싶은 맘이 굴뚝같지만

꾹 참고 어머님께 조용히 이른다.


얼마 전 교통사고로 갈비에 금이 가서 집에서 요양 중인데,

나아지면서 빨래하고 청소하고 아이들한테 잔소리까지 나 대신 하고 있다.

덕분에 나는 회사에서 마음 놓고 일에 집중할 수 있다. 이 얼마나 초 긍정적인 마인드인가.


부부란 무엇일까.

그렇게 밉다가도, 밥 먹으라고 전화해서 챙기게 된다.

아무래도 동갑이라서 더 그런 게 아닌가 싶다.

동갑내기 부부들이 모두 같진 않겠지만, 대체 언제 철들려나.

올 한 해를 너무 터무니없이 시작해서,

하반기엔 좀 나아지겠지 기대한다.

만감이 교차하는 오늘이다.


우리, 앞으로도 잘 살아 봅시다.

남편씨.


참, 남편 자랑을 하나 하자면

로또가 쏠쏠하게 잘 맞는다.

1등은 아니라도 언젠간 2등을 기대한다는,

우리 남편을 응원한다.

혹시 모르잖나.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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