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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현주 Nov 28. 2024

거북이처럼 느리지만 끝까지!!!

연말이 되면 자연스레 한 해를 돌아보고 마무리를 한다. 하지만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는 오히려 새해를 준비하는 출발점에 가깝다. 조직 개편이 이루어지거나 거래 업체가 바뀌는 등 새로운 판을 짜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해진다. 빠르면 10월부터 내년의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눈치 싸움이 시작된다. 회사 입장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무엇인가가 빠졌을 때다. 자칫하면 회사 문이 닫힐 수도 있다는 현실 때문이다. 사원이었을 때는 이런 긴박함을 온전히 느끼지는 못했다. 하지만 대표가 되고 나니 상황은 달랐다. 내년 사업이 계속 진행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겨야 비로소 연말의 여유를 누릴 수 있었다.


사업은 하루살이가 아니라 일년살이 같았다. 직원 시절에는 크게 와닿지 않던 무게가 대표가 되면서 현실로 다가왔다. 내가 늘 되새기는 말이 있다. “내가 찾아가는 회사가 아니라, 그들이 찾아오는 회사가 되자.” 이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콘텐츠 제작을 시작했고, 뉴스레터를 발행하게 되었는데 쉽지 았았다. 이제야 조금씩 가닥을 잡아가는 중이다.




보험 회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자사 상품만을 취급하는 원수사가 있고, 여러 보험 상품을 다루는 법인 회사가 있다. 그동안 원수사와의 비즈니스 관계를 이어왔다면, 지금은 개인과의 소통에 더 집중하고 있다. 그 도구가 바로 뉴스레터다. 처음에는 타깃 설정이 쉽지 않았다. 누가 우리의 콘텐츠를 볼 것인가? 단순히 주어진 일을 하는 것과 스스로 길을 개척하는 것은 마인드부터 달랐다.


고민 끝에 우리는 보험 설계사를 타깃으로 정했다. 그들에게 영업 도구가 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자고 결심했다. 뉴스레터로 정보를 전달하고, 필요한 콘텐츠를 다운로드해 활용할 수 있는 사이트를 개설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서비스 방향과 마케팅 전략을 동시에 진행하며 하나씩 해결해 나가고 있다. 때로는 다른 길로 새기도 했지만, 돌고 돌아서라도 길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누군가 이미 닦아 놓은 길이 아닌,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는 점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구독자가 한 명씩 늘어날 때마다 느껴지는 두근거림과 작은 성취감은 나를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비록 느린 걸음이지만, 거북이처럼 꾸준히 전진하고 있다. 브랜드를 만든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다. 세상에는 비슷한 것들이 넘쳐나고, 때로는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러나 한 가지에 오래 몰두하다 보면, 자신이 어느 정도의 전문성을 갖췄는지조차 깨닫지 못할 때가 있다.


얼마 전, 친구가 운영하는 샵에서 문자 메시지로 홍보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문자를 대신할 간단한 디자인을 만들어 주었다. 나로서는 정말 별것 아닌 일이었다. 하지만 친구는 생각보다 훨씬 크게 반응했다.


"너 이런 일 하고 있었어?"
"진짜 대단하다."


친구는 고맙다는 말을 수십 번이나 전했다. 그때 "조금 더 신경 써줄걸"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다. 다행히 그 디자인은 친구 가게에 큰 효과를 가져왔다.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에겐 사소하게 느껴졌던 일이 친구에게는 가게의 성과를 바꿀 만큼 중요한 일이었던 것이다.


이 일은 단순한 에피소드에 불과했지만, 나 자신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 보게 된 계기가 되었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사실이 있다. 자신만의 고유한 능력이 정작 본인에게는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흔히 자신의 가치를 과소평가한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특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믿어야 한다. 당신은 특별합니다!





그 믿음으로 오늘도 우리는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다. 직원들과 점심을 먹고 산책을 했다. 주황빛으로 물든 나뭇잎이 채 떨어지지 않은 나무 위에 소복이 내려앉은 눈. 가을과 겨울이 공존하는 듯한 풍경 속을 걸으며 내년도 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어떤 업체는 12월 10일에 결과를 알려준다고 하고, 또 다른 업체는 계속 함께 가자고 한다. 어떤 제안서는 12월 초에 결과가 나온다고 한다. 이렇게 실제로 매출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좋아하는 차를 한 잔씩 사들고 들어와 회의를 이어갔다. 뉴스레터를 책으로 만들어 제공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7월 초에 나왔던 이야기였는데 시작을 못했었다. 단가와 우리가 넘어야 할 여러 난관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며 방향을 모색했다. 결론은 간단했다. 뼈를 갈아 넣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주 업무를 하면서 사이드 업무를 한다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일단 해보고 후회하지 않기로 했다. 무엇보다 언제나 믿고 함께해 주는 동료들이 있기에, 이 도전도 충분히 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때 그렇게 할걸.”이라는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달리고 있다. 뉴스레터, 콘텐츠 샵, 그리고 책. 이 모든 조합에서 어떤 시너지가 나올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기대가 된다. 누군가 걸어가지 않은 길을 걷는다는 것은 마치 깜깜한 안갯속을 헤매는 기분이다. 앞차가 있다면 따라가기만 하면 되지만, 맨 앞에서 길을 개척해야 한다면 한 걸음 한 걸음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내가 가는 길이 맞는지, 장애물이 없는지 불안해하며 나아가는 날들이 많다.


대표로서 직원들이 잘 따라올 수 있도록 늘 고민하고 공부한다. 도움이 될 만한 책들을 찾아 모으고 읽어야 할 목록은 점점 쌓여만 간다. 내가 알아야 방향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돌아가지 않게 효율적으로 일 할 수 있도록 애쓰고 있다. 그래도 가끔 내가 좋아하는 무협지를 펼쳐 들곤 한다. 한 자 한 자 읽어나가며 상상의 나래를 펼칠 때 느껴지는 그 달콤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현실에서 잠시 벗어난 듯한 작은 이탈이자 나만의 충전 방식이다. 




뉴스레터는 어느덧 2년이 넘게 진행되고 있다. 농협손해보험과의 B2B 계약을 통해 콘텐츠를 납품하고 있고, 개인 설계사들의 콘텐츠 클릭률도 점점 올라가고 있다. 다양한 법인 회사에서도 구독자가 늘고 있다. 문콘텐츠 샵에서는 회원가입만 하면 카드 뉴스를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했다. 설계사들이 고객과 소통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자료들이 가득하다. 다만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망고보드나 캔바 같은 플랫폼으로 제작한 콘텐츠만 제공하고 있다.


아침마다 관리자 페이지에서 늘어난 구독자 수를 확인하는 것이 작은 낙이 되었다. “아직 수익도 안 나는데 왜 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도 있다. 하지만 콘텐츠 마케팅은 당장의 결과로 판단할 수 없다. 긴 호흡이 필요하다. 내년을 마지노선으로 정하고,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볼 생각이다. 만약 그때도 성과가 없다면 미련 없이 접을 것이다. 하지만 그전까지는 활활 타오르며 돌파구를 찾아서 끝까지 해보려고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을 신념처럼 믿고 있다. 


앞에 낀 안개가 영원하지 않듯, 결국 밝아지는 길이 있을 거라 믿는다. 언젠가는 이 거북이에게도 날개가 달리지 않을까. 그리고 3년, 5년 뒤에는 전국의 설계사들이 우리의 콘텐츠를 신뢰하고, 문콘텐츠가 “믿을 만한 콘텐츠”의 대명사가 되기를 바란다.


이제 더는 연말마다 “내년에도 버틸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오기를 꿈꾼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믿음에 희망을 걸고 있다. 남들이 보기엔 거북이처럼 느리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나름대로는 질주하듯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내게는 너무나 익숙해서 별거 아닌 일처럼 느껴질지라도, 그것이 분명 특별한 것임을 잊지 말자. 그 특별함에 자신감을 가지고 오늘도 나만의 길을 묵묵히 걸어보자. 느리다고 해서 답답해하지 말자. 일단, 가보자. 가봐야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있지 않나. 무엇보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걷고 있는 동료가 있다. 해 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갖자.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일단 완주하자.



애드필컨버전스, 문콘텐츠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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