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새로움

나를 다시 만나는 20일에 대하여

by 전환 임효경

요즘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야 할 것들을 해내고,
아픈 곳을 돌보고,
하루를 무사히 보내는 데 집중하다 보니

정작 나는 어떤 마음으로 살고 있는지
흐릿해진 느낌이었다.

병원을 오가던 시간 속에서
‘잘 회복하고 있는 걸까’보다
나는 지금 어떤 상태일까, 무엇을 원하는 걸까’가 더 궁금해졌다.

거창한 계획 대신,
하루에 하나씩 나에게 질문을 던져보기로 했다.

나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무엇일까.
로또에 당첨된다면 어떤 삶을 살고 싶을까.
요즘 나를 가장 지치게 하는 생각은 무엇일까.

완벽한 답을 쓰지 않아도 괜찮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적어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어쩌면 이건 글쓰기라기보다
나를 다시 만나는 과정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혼자 해도 되는 일이지만
같이 하면 더 오래 이어질 것 같았다.

서로의 답을 깊이 들여다보지 않아도 괜찮고,
그저 각자의 자리에서
조용히 써 내려가는 방식이면 충분했다.

그래서
나를 만나는 20일의 기록을 시작해 보기로 했다.

아주 사소한 질문 하나로 시작해서
조금은 선명해진 마음으로 끝나는 시간.

관련 기록들은 요즘
인스타그램에 조금 더 자주, 가볍게 남기고 있다.
(@hg_lim_0519)

글보다 짧고,
조금 더 일상에 가까운 형태로.

만약 비슷한 마음으로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어쩌면 우리는 이미 비슷한 질문 위에 서 있는지도 모르겠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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