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별에는 여러 가지 생명체들이 여기저기 얽히고설켜서 잘 살고 있다.
서로 돕는 공생(共生, symbiosis) 관계이기도 하고, 남에게 얹혀 사는 기생(寄生, parasitism) 관계일 수 도, 그도 저도 아니면 천적(天敵, natural enemy) 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구상의 생명체들을 이렇게 구분한 것은 사람이 사람의 기준으로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구분된 생명들에게 왜 그렇게 사는지 물어본 것도 아니지 않은가? 진정으로 서로 돕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다른 속셈이 있어 공생하는지...
또는, 치사하게 남의 삶에 빌붙어 기생하는 생명체들에게나, 혹은 불구대천지원수(不俱戴天之怨讐)가 되어 서로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 난, 천적관계 생명체들에게...
그네들의 말 못 할 속사정을 들어 보았는가 말이다.
어쩌면 그 생명체들은 주어진 환경에서 자기들 수준의 최선을 다하여 치열하게 세상을 살아가고 있으며, 사람들이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사람들의 세상 또한 그것들의 세상과 별반 다를 게 없다.
노동자와 재벌들, 또는 종교지도자들과 신자, 그리고 정치인과 국민 등...
과연 이들의 관계는 공생관계인가?, 아니면 기생 관계?... 기생 관계라면 누가 누구에게 기생하여 살아가는 것인가?
그도 저도 아니면, 보이는 즉시 제거하고 타도해야 할 천적관계인가?
인간이란 종(種, species)이 발생되는 과정을 추적 관찰하여, 지구상의 다른 종(種)들이 발생되는 과정과 비교해 보았을 때, 인간만이 다른 동물들과 구분되는 특이점을 찾지 못했으며, 인간이 다른 생명체보다 우월하게 선택되어졌다는 어떠한 과학적 증거도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결국, 인간도 자연이 선택한 진화의 길을 걸었으며, 신의 특별한 은총도 없었다.
신은 인간만을 유난히 이뻐하지도 않았으며, 더구나 특별하게 창조하지 않았음이 확실하다.
그런데 왜 인간 스스로 지구상의 다른 생명체보다 우월하다고 느끼는 것일까?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나르시시즘(自己愛, narcissism)의 과도한 몰입인가? 신에게 선택받아, 지구상의 모든 사물을 지배하는 것이 인간의 당연한 권리라고 여기는 망상(妄想)은 어디에서 비롯된 걸까?
짐승은 자신의 배가 부르면 더 이상의 사냥을 하지 않는다.
인간만이 재미로 짐승의 생명을 빼앗는 사냥을 즐기거나, 재산이나 권력과 같은 생존 이외의 요소를 위하여 살인도 서슴지 않는다. 배가 터지도록 재물을 쌓아 놓고도 약자의 재물을 탐하거나, 쾌락을 위하여 사람이기를 포기하는 행동을 한다.
과연 인간이 짐승보다 더 나은 게 뭐가 있는지 의문이다.
소위 인간이라면...
아니, 인간을 신이 선택해서 특별하게 창조되었다고 믿고 싶다면, 인간 스스로 증거를 보여라!
인간으로 살고 싶다면, 강자에게 빌붙어 기생하지 말고, 서로 돕는 공생을 하는 것이 맞다.
남의 고통을 보고 같이 마음 아파하며, 남이 슬프면 같이 울 줄도 알아야 한다.
불의를 보면 바로 잡고자 노력해야 하며, 자기보다 강한 자 앞에서 굽신거리거나, 그 자들의 악행에 동조하지 말라!
인간이 동물들과 다르다는 권리만 입으로 주장하지 말고, 인간이 짐승보다 더 나은 존재라는 증거를 스스로 보일 때, 신이 당신을 거머리나 플라나리아와 동급은 아니라고 인정해 주실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