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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말 속에 다정함이 묻어있다

by 아론의책

20대에는 중남미에서 봉사활동.

30대에는 스페인에서 가이드.

40대에는 한국에서 작가.


다양한 국가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살아왔던 날들.


그 시간들 속에서 먼저 다가와 인사를 건네는 사람을 만났고

다가가서 인사를 건네기 전에는 인사를 하지 않는 사람도 만났다.


별거 아닌 것 같은 뻔한말.

사소하다고 생각하는 그 말.


"Hola"

"안녕하세요"


그 한마디 말을 통해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감정이 생기고 누군가에게는 냉랭한 기류가 흐른다.


중남미땅을 처음 밟은 날,어색한 기류가 흐르는 공항에서 직원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Hola"


먼저 미소를 짓고 인사하는 직원을 보고 나도 모르게 "올라"라고 말했다.


한국이나, 외국이나 인사의 힘은 강력하다.

그 만큼 인사는 중요한 거 같다.


인사하면, 떠오르는 후배가 있다.

그 후배는 어디에서든 만나면 웃으며 먼저 인사를 건네왔다.


외향적인 성격이 아니었지만, 다정한 사람이었다.

선배든, 후배든 가리지 않고 먼저 다가가 인사하는 사람으로 기억한다.


그의 인사에는 미소가 있었다. 그 해사한 미소와 함께 하는 인사에는 진심이 느껴졌다.


그래서 였을까.

그와 인사를 나누고 나면 가슴 한 켠이 따뜻해졌다.


프로젝트에 성공했을 때,

가장 먼저 축하 인사를 건넨 이도 그였다.


슬럼프를 겪고 있을 때,

말 없이 웃으며 따뜻한 커피를 두고 간 이도 그였다.


나 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직장의 동료들을 살피고 사소한 것을 챙겼다.


외향적인 사람은 아니었지만,

속이 깊은 사람이었다.


그는 이런 말을 달고 살았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너무나 사소해서 뻔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그는 일상에서 사용했었다.


그땐,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그를 보았다.

하지만,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알게 되었다.


그는 사소하고 뻔한 말을 한 것이 아니라,다정했다는 사실을...


그를 통해 알게 되었다.

다정함은 특별함이 아니라 당연한 말을 일상에서 진심으로 하는 사람이란 걸.


사소한 말이 마음을 담아 건네면 따뜻한 에너지가 느껴지는 걸.


마음이 담긴 말은 좋은 에너지가 흘러 나온다. 어쩌면 그는 다른 사람에게 다정하게 말하면서 자기 자신을 일상에서 지켰던 것은 아닐까.


마음이 담긴 좋은 말을 최초로 듣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니까.


오늘 날의 사회는 새로운 것을 좋아한다.

호기심을 자극하고 흥미를 주는 것들이 인기를 끈다.트렌드라는 이유로 말이다.


하지만 진심은 시대를 초월하여 영원히 마음에 남는 힘이 있다.


사소한 말,

뻔한 말,

그런 한 마디 말이 누군가를 살리기도 하듯이.


오늘 따라 해사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 던 후배가 생각나는 건, 사소한 말도 다정하게 하는 사람이 그리워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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