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창을 통에 비친 자리위에 우리 두사람은 함께 앉았다. 수아의 손을 잡고 느낀 따뜻함은 마음을 두근거리게 했다. ‘죽기 위해 바르셀로나에 왔는데, 이렇게 행복해도 될까?’ 살고 싶다. 수아와 결혼하고 수아를 닮은 예쁜 딸을 낳고 싶다. 그녀의 손을 통해 느껴진 따뜻함은 어느새 마음 속 희망의 불씨를 피우고 있었다.
“무슨 생각해?”
미간을 좁히며 그녀와의 미래를 생각하고 있는 나를 걱정스럽게 바라 본 수아가 말을 걸어왔다.
“응, 아무것도 아니야.”
“제이, 우리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말자. 지금 이 순간 함께 있는 것으로 충분하니까.”
기차안 창가에 비친 햇살 때문인지, 수아의 미소 때문인지, 눈이 부셨다. 기분 좋은 눈부심이었다. 기분 좋은 눈부심속에서 수아를 안아주었다. 무언가를 더하지 않아도 되는 편안함과 행복속에서 기차는 지로나를 향했다.
“잘 잤어?”
어느새, 내 품에 안겨 잠이들은 수아를 바라보며 말을 건넸다.
“제이품은 따뜻하네.”
“수아를 닮아서.”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그 순간, 살아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하며 웃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살아있음이 아닐까. 가끔은 행복이 흘러넘쳐 기억에 담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금처럼.
“제이야, 여기야.”
“응?”
수아가 부른 장소로 가자, 그녀가 핸드폰을 꺼냈다. 지로나역을 배경으로 그녀가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함께 걸었다.
지로나 역에 내리자 공기가 달랐다. 오래된 돌과 나무, 물 냄새가 느껴졌다.바르셀로나와 다른 시골스러운 느낌이 마음을 차분하게 하였다.
“택시타고 안가?”
“지로나는 걸어야 예쁘거든.”
내 손을 꼭 쥐고 수아는 지로나 구시가지로 나를 데려갔다. 구시가지로 들어가자 길이 점점 좁아졌다. 으슥한 골목은 영화 속 사건이 벌어지는 현장처럼 보였다. 매끈한 돌바닥은 매끈한 곳과 거친 곳이 섞여있어 조심스레 걸음을 디뎌야 했다. 그때 중심을 잃고 수아가 넘어지려 했다.
“으악”
넘어지려는 수아의 허리를 잡고 일으키려다 매끈한 곳을 밟고 그대로 주저 앉았다. 나는 바닥에 누워있었고, 내 품에 안긴 반대편의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걱정스런 얼굴로 날 바라보며 말했다.
“괜찮아?”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