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계획은 6시 30분 기상 후, 7시에 숙소에서 나가서 8시 ~ 8시 30분쯤부터 올레길 6코스를 걷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분명 6시 30분에 일어났는데 미적거리다 보니 어느새 시간은 7시 30분이었다.
부랴부랴 씻고 올레길 6코스의 시작점인 쇠소깍 입구로 가기 위해 서귀포 버스터미널 앞에서 버스를 탔다. 오랜만에 버스를 그것도 제주에서 타보니 느낌이 색달랐다. 운전하면서는 볼 수 없는 제주의 모습들이 스쳐 지나갔다.
목적지인 효돈중학교 앞에서 하차했다. 제주는 버스정류장도 정겹다.
경겨운 버스정류장
올레길 6코스의 시작점을 찾아가는 길의 하늘이 정말 눈부셨다.
눈부신 제주의 아침 하늘 길거리에 그냥 널려있는 감귤 나무에 아직 수확하지 않은 귤들이 매달려있다. 어제 먹고 싶었는데 팔지 않던 이마트의 귤이 생각났다. 오늘은 시장 가서 꼭 사야지...
조금 걷다 보니 올레길 시작 및 도착점을 상징하는 간세가 저기 멀리 보인다.
저기 보이는 간세
이곳이 올레길 5코스의 도착점이자 6코스의 시작점. 간세안의 도장도 5코스 도착 도장과 6코스 시작 도장 2개가 들어있다. 올레길의 꽃은 올레 패스포트라고 불리는 올레길 수첩에 각 코스의 확인 도장을 쾅쾅 찍어주는 것인데 이런 젠장 올레 패스포트를 안 가져왔다. 새로 사자니 이전에 찍어놓은 도장들이 아깝고 그냥 가자니 새로 걸을 올레길 도장 못 찍는 것이 아깝고... 에라 일단 걷고 보자.
오늘 걸을 올레길 6코스 오늘 걸을 올레길 6코스는 쇠소깍에서 시작해서 정방폭포를 거쳐 서귀포시내로 들어오는 11km 코스이다. 난이도는 하로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평지인 쉬운 코스이다. 오랜만에 올레길을 다시 걷는 나에게는 딱 인코스이다.
걷기 시작하자마자 쇠소깍이 나타난다. 쇠소깍의 명물인 투명 카약을 타는 커플은 두 커플뿐이라 좀 쓸쓸해 보이기는 했지만 쇠소깍의 풍경은 여전했다. 바다에 부딪혀 부서지는 햇빛이 눈이 부셔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할 정도였다.
걷다가 이 길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들면 어김없이 올레 리본과 간세, 화살표가 나타나 길을 알려준다. 이 길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신경 쓰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아마 휴대전화 지도 어플이 없어도 처음 올레길 걷는 사람도 잘 알아보고 걸을 수 있도록 되어있다.
길을 걷다가 왼쪽을 보면 눈부신 바다가 있고 오른쪽을 보면 한라산이 우뚝 솟아있는 이 제주는 정말...
중간중간 화장실도 잘 정비되어 있어 걱정 없이 올레길을 잘 걸을 수 있었다. 중간 칼호텔 근처는 길이 험한 곳이 있어 노약자는 우회하도록 되어 있는 등 전체 코스에 걸쳐서 세심하게 신경 쓴 흔적이 뚜렷하다.
계속 걷다 보니 올레길 6코스의 중간 스탬프가 나왔다. 소라의 성 앞이 바로 중간 스탬프 지역이다.
오전 9시부터 걷기 시작해서 3시간 정도 걷자 정방폭포가 나타났다. 아침도 먹지 않고 걷다 보니 허기 가져 편의점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서복전시관을 지나 서귀포 시내로 진입했다. 이중섭거리에서 이중섭 선생의 생가를 보며 지금은 최고의 예술가 추앙받고 있지만 힘든 제주 생활을 이어간 이중섭 선생이 안쓰러웠다.
거리 전체에 이중섭 선생이 가득한 거리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식당 이름도 중섭이네 식당... 흑돼지 간장 덮밥... 맛있다.
서귀포 올레시장에서 저녁에 먹을 해산물 도듬도 사고 스타벅스에서 커피도 한 잔 먹는 여유도 부렸다.
드디어 도착한 6코스의 종점이자 7코스의 시작점인 올레 여행자 센터.
올레길 6코스를 마무리하고 구서귀포에서 숙소가 있는 신서귀포까지 다시 걸어가다가 바람이 너무 많이 불이 추워졌다. 몸살이 올까 봐 바로 버스를 타고 숙소에 복귀했다. 숙소에서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우니 몸이 사르르 녹았다.
시장에서 사 온 해산물과 한라산 소주까지 완벽한 하루를 마무리했다. 이제 내일은 올레길 7코스를 걸어야 하는데 제주 대설 주의 문자가 왔다. 내일 어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