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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드라 Apr 28. 2023

제주야! 나 또 왔어, 3일 차

3일 차, 올레길 1코스

 아침 5시에 눈이 떠졌다. 올레길을 걷는 날이어서 설레었나? 어제저녁에 일찍 잔 덕분인 듯하다. 일찍 일어난 김에 올레길을 일찍 걷기 시작하기로 했다.


 오늘 걸을 올레길은 올레길 1코스.


 가장 먼저 열린 올레길이다. 올레길을 걷기 시작한 것이 2017년 안식월이었다. 6년 정도가 지났지만 전체 코스 중 이제 반 정도 걸은 듯하다. 그중에서 1코스는 내가 아껴두고 아껴두고 걷기 아까워했던 코스다. 가장 먼저 열린 올레길이니 얼마나 신경 써서 코스를 정했겠나. 우리가 카페나 음식점 메뉴 중 시그니쳐 메뉴를 가장 위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지 않을까?


 가슴 가득 설렘을 앉고 동쪽으로 향했다. 올레길 1코스는 시흥초등학교에서 광치기해변까지 총 15.1km 코스이다. 이번에는 차를 렌트했기에 주차에도 신경을 써야 했다. 제주 전역이 주차장은 잘 조성되어 있지만 미리 어플 지도로 확인해 본 결과 시작점인 시흥초등학교 주변은 주차할 곳이 마땅하지 않았다. 그래서 도착지인 광치기 해변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순환버스인 201번 버스를 타고 출발점으로 향했다.



 드디어 발견한 올레길 1코스 시작점 간세. 올레길을 걸으면서 올레패스라고 하는 수첩에 인증 도장을 찍는다. 출발점, 중간지점, 도착점에서 도장을 찍는데 그 재미가 쏠쏠하다.


 출발 도장을 꽝 찍고 드디어 출발.



 올레길을 시해 주는 리본과 화살표, 간세가 보이는데 이게 뭔가? 시작하자마자 오름이 시작된다. 말뫼 오름, 그리 높은 오름은 아니지만 시작하자마자 연이어 나온 두 개의 오름에 난 벌써 땀범벅이다.



 하지만 역시 오름 정상에서 보는 뷰는 정말이지 환상적이다. 그렇게 오름을 지나 숲길과 밭길을 자나고 보니 종달리 접어들었다.



 벌써 5km나 걸었다. 잔디가 잘 정리되어 있는 종달초등학교를 지나 걷다 보면 드디어 바다가 보이 시작한다.



 오징어를 말리고 있는 해변을 따라 계속 걷다 보면 목화휴게소 근처에서 중간 스탬프를 만날 수 있다. 코스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중간 스탬프가 나왔으니 반 정도 지나지 않았을까?



 성산일출봉을 보면서 계속 걸어가다 보니 어느덧 일출봉에 도착했다. 이제 좀 쉬어가야겠다 싶어 스벅에 들어가서 아메리카노 한 잔 마시고 아이스크림까지 당 충전을 했다.



 날씨가 좋아서 성산 일출봉에 관광객들이 엄청 많았다. 시끌벅적한 일출봉을 뒤로하고 해변을 따라 쭈욱 걸어간다.



 걷다 보면 제주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4.3 유적지인 터진목이 나타나고 광치기 해변과 이어진다. 그리고 드디어 1코스의 도착지이자 2코스의 시작점에 도착했다. 아침 일찍부터 걷기 시작한 덕분에 일찍 마무리되었다. 올레길 1코스 완주.



 내가 기대했던 데로 올레길 1코스는 좋은 길이었다. 오름과 숲길, 제주의 농촌길, 관광지인 성산일출봉과 제주의 해안가, 4.3 유적지와 해변까지 제주의 모든 요소들이 압축되어 있는 코스이다. 올레길의 많은 다른 코스들도 이런 플롯을 따르기는 하지만 1코스는 정말 올레길의 백미였다.


 오전 내내 걸어서 피곤한 몸을 치유하기 위해서 사우나를 다녀왔다. 사우나에서 한 번 지지고 났더니 훨씬 움직이기 좋았다. 그리고는 숙소에 가서 짐을 두고 이중섭거리에 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올레시장을 구경하러 갔다가 어제 TV에서 봤던 수제한과집을 발견했다.



 인당 두 박스만 판매한다고 하여 두 박스를 겟했다. 서비스로 수제한과랑 오란다를 하나씩 줘서 맛보았는데 맛있었다. 애들이 좋아할 것 같아서 집으로 가져가야겠다.


 마지막으로 스벅에서 또 커피 한 잔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숙소에 와서 침대에 누웠더니 바로 기절하듯 잠들었다. 정말 하루를 길게 쓴 하루였다. 내일 아침에는 다시 올레길을 걸을 수 있을까? 일어나 봐야 알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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