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테크를 하면서 우리집의 수입원을 살폈습니다. 수입은 기본적으로 남편의 월급과 저의 월급입니다. 통장에 찍히는 월급 이외에 회사에서 다른 수입을 주는 것이 있나 살펴보았습니다. 다행히 있더라구요. 바로 복지포인트였습니다. 저는 분기에 한 번 복지카드에 복지포인트가 충전됩니다. 남편은 매월 복지카드에 복지포인트가 충전되지요.
제가 짠테크를 하는 이유는 저축률을 높여 투자에 활용할 씨드머니를 확보하기 위함입니다. 결국 우리 집의 수입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겠더라구요. 열매를 맺을 수 있는 돈과 열매를 맺을 수 없는 돈. 열매를 맺을 수 있는 돈은 향후 투자물에 투자할 수 있는 돈입니다. 반면 열매를 맺을 수 없는 돈은 투자할 수 없는 돈입니다. 열매를 맺을 수 있는 돈은 통장에 꽂히는 월급이겠고, 열매를 맺을 수 없는 돈은 복지포인트겠네요.
열매를 맺을 수 없는 돈 위주로 소비에 사용하고, 열매를 맺을 수 있는 돈은 최대한 저축하겠다는 결심을 합니다. 다행히도 남편과 저의 복지포인트는 사용처가 제한되어 있지 않아, 그냥 현금처럼 쓸 수 있었습니다. 다만 현금과 다른 점은 복지포인트로 예금을 하거나 주식을 할 수는 없다는 것이지요.
짠테크를 하기 전에는 복지포인트를 '나에게 주는 선물'에 쓰겠다고 다짐하고 살았습니다. 어차피 소비에 써야 할 돈이니까요. '사고 싶은 비싼 물건이 생기면 사야지.'라는 생각으로 몇 년 간 모은 복지포인트가 꽤 되었습니다. 실은 작년 연말에 좋은 패딩을 하나 살까 백화점에 기웃대긴 했습니다. 그러나 마음에 쏙 드는 제품이 없어 마음을 접었었죠. 지금 돌이켜 보면 참 다행입니다.
짠테크를 결심한 후에는 사치품에 쓰려던 복지포인트를 생활비로 쓰고 있습니다. 우리집 소비에서는 식료품비가 총지출의 30% 이상을 차지합니다. 제 복지포인트는 식료품비 결제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남편의 복지포인트는 평소 회사에서 점심을 먹을 때 쓰고 있습니다. 열매를 맺을 수 없는 돈(복지포인트)를 소비에 최대한 활용해서, 열매를 맺을 수 있는 돈(현금)을 최대한 확보하는 전략이지요. 물가가 치솟고 각종 자산가치가 떨어지는 시기이기에 현금 확보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변화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지난주 휴가날에는 열매를 맺을 수 있는 돈 확보를 위한 다른 일도 했습니다. 집에 모아두었던 각종 백화점 상품권과 국민관광상품권을 모두 모아 봤습니다. 생각보다 큰 금액을 상품권으로 가지고 있었더라구요. 요즘 같은 고금리 시대에 상품권을 현금으로 바꿔 예금을 들거나, 파킹통장에라도 넣어두면 훨씬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그 길로 강남 고속터미널역 앞 상품권 교환소에 가서 모든 상품권을 현금으로 바꿔 왔습니다. 그리고 바꾼 금액은 바로 정기예금과 파킹통장에 예치했습니다. 상품권을 현금으로 바꾸는 데 수수료가 들었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습니다. 열매를 맺지 못하는 돈에서 열매를 맺을 수 있는 돈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니까요. 수수료는 돈의 환생에 대한 값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부자를 꿈꾸며 짠테크를 시작했습니다. 짠테크를 시작하고 제게는 크고 작은 변화들이 생겼습니다. 현금을 축적하고 복지포인트 위주로 소비를 한 것도 그 변화 중 하나입니다. 짠테크를 결심하고 제게 일어난 변화들이 저를 부자로 한 걸음 한 걸음 이끌어줄 것이라고 믿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