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사회복지사가 되었나요?
적어도 우리 삶의 95퍼센트는 작동 원리만 알면 매우 단순하다. 문제는 사람들이 절차나 방법, 경험이 없거나 지식의 부족을 모르기 때문이다. 어제 오늘 나도 그랬다. 공부방 임대 보증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정확히 이번 주 금요일까지다.
"19일까지 전세권 설정을 다시 해야 해요."
보름 전 시청 직원이 확인 전화를 했다.
서류를 들춰보니 보증금은 사 년 전 시에서 오천만 원을 지원받았다. 그리고 이년 전에 재계약을 한번 했다. 부동산 계약을 잘 알것 같은 선생님들에게 문의를 했다.
"저기 전세권 설정을 해야 한다는데 뭔 말인지."
"글쎄 나도 잘."
"전세권 설정, 그게 뭐냐?"
"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일주일이 흘렀다.
"다른 데는 다 서류 제출 했는데."
시청 직원은 왜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지를 묻는다. 아니 당신은 왜 이 일을 모르는 지를 묻는다. 나도 알고 싶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전임자에게 연락을 했다. 내년에 결혼한다는 소식 외에는 연락이 닿지 않는다. 전 전임자에게 물었다. 시간이 지나서 기억이 안 난단다.
"이제 이틀 남았어요."
이번 재계약 건에 대한 나의 무지는 대략 이렇다. 임대차 계약 만료, 등기 권리증, 인감증명 같은 것. 시와, 건물주와, 나(공부방) 삼각 트라이앵글 사이에서 전세권 설정을 다시 해야 한다는 것. 그런데 나는 그 과정이 어떤지를 아직 모른다는 것. 시청 직원, 법무사. 전문가인 그들은 일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건물주의 [인감도장]과 [등기권리증]이 있어야 한단다.
건물주는 그 누리끼리한 종이 뭉치와 인감도장을 건네주기 전에 수십 번을 망설였다. 집문서 비슷한 것이라는 그 누리끼리한 종이 뭉치. 지금껏 나는 한 번도 가져 보지 않은 '등기 권리증' 그게 그토록 중요한 것이었나? 얼마 전에 마련한 최신형 스마트 폰처럼. 시청(사회복지과), 건물주, 법무사, 그리고 다시 상황 파악을 위한 수십 통의 전화 상황은 여전히 오리무중. 생각해 보니 웃기다. 담당자인 내가 모르는 사항을 누가 안다고.
법무사 손님용 테이블에 앉아서 여직원이 타 준 달달한 믹스 커피를 홀짝 거리고 있는 지금, 문제는 아주 단순해 보인다. 건물주의 인감도장과 인감 증명서, 등기권리증 그리고 약간의 대행 수수료만 있으면 된다는 것. 경험에는 언제나 돈이 든다. 물론 그렇지 않은, 몸으로 때워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제 오늘 무지의, 또는 경험이 없는, 결과는 오늘 점심까지 세끼를 제대로 먹지 못한 것. 점심시간을 훌쩍 지나서 시청 매점에서 사 먹은 아틀라스, 자유시간의 달콤함 만으로는. 세 끼를 굶은 허기가 가시지 않는다.
2010년 11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