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를 할 얼굴이 아니라고요?
오늘 공공근로 3일 차다. 3분기 공공근로 계약이 끝나고 이십일만에 다시 일을 시작하니 출근하는 발걸음이 경쾌하다. 오늘 아침도 기분 좋게 시작했다. 하지만 일을 하다 잠시 쉬는 시간 무방비 상태에서 한 사람에게 불쾌한 말을 들어야만 했다. 오늘은 빙판길에 염화칼슘을 뿌리는 작업을 했다. 땀 흘려가며 일을 하고 잠시 쉬는 시간에 함께 일하는 분들과 예전에 했던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사회복지사로 오랫동안 아동 돌봄 현장에서 일했다고 말했다. 사회복지사였다는 말에 몇 분은 깊은 관심을 보이며 이것저것 물어보셨다.
그런데 내가 앉은자리 오른쪽 대각선 자리에 앉아있던 한 분이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하며...
“사회복지사를 할 얼굴은 아닌데요.”
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내 두 귀를 의심했다. 사실은 더 원색적이고 모욕적인 표현이었지만, 차마 이곳에 그대로 옮기지는 못하겠다. 더욱이 그는 한 번도 아니고, 표현을 바꿔가며 몇 차례나 그 말을 반복했다.
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얼굴이 화끈거렸고 머릿속이 하얘졌다. 저 사람이 나를 언제 봤다고, 그것도 단 둘이 있는 것도 아닌, 많은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 내게 이런 모욕을 주나 싶었다.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이런 모욕을 들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속으로 몇 번을 곱씹어 봐도 정말 무례한 말이었다.
그 자리에서 내가 느꼈던 모욕감과 불쾌함을 드러내면 평온했던 분위기가 깨질 것 같아 일단 참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불쾌한 감정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화가 났다. 웃긴 건 내 외모를 지적했던 그 사람의 외모도 우아하거나 귀티가 나지는 않았다. 그에게 내 외모에 대한 평가를 들을 때까지는 나는 그분이나 다른 분의 외모에 대해서 좋거나 나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사회복지사로 일을 하면서 일부 클라이언트들에게 숱한 비난과 폭언을 들었지만 '사회복지사를 할 얼굴'은 아니라는 말은 정말 처음 듣는 인격 모독성 발언이었다.
나는 잠시 후 그 사람을 조용히 따로 불렀다.
“아까 제 외모에 대해 하신 말, 저는 굉장히 불쾌했습니다.”
"네, 제가 뭐라고 했는..."
"사회복지사를 할 얼굴은 아니라는 말요."
내가 방금 전 그가 나에 대하여했던 말을 차분이 전하자 그는 몹시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자신이 생각 없이 내뱉은 한마디가 한 사람의 마음을 얼마나 상하게 했는지 모르는 표정이었다.
“아니... 그냥 제 느낌을 말한 건데요."
"본인이 느끼면 그걸 사람들 앞에서 말해도 되는 건가요?"
"아이고... 제가 실수한 것 같네요.”
"불쾌합니다."
그는 불쾌했다는 내 말에 사과 아닌 사과를 했다. 하지만 나는 그에게 언성을 높이지도, 그의 무례한 표현을 되받아 치지도 않았다. 그저 당신의 나를 향한 외모 지적이 상당히 불쾌했다는 내 감정을 있는 그대로 전했다. 만약 오늘 그에게 내 불쾌한 기분을 전하지 않았다면, 지금 나는 훨씬 더 상처받고 여전히 우울한 상태에 빠져있을 것이다. 무례한 사람에게 내 불쾌한 감정을 있는 그대로 전달했다. 여전히 기분은 나쁘고 화도 남아 있지만, 불쾌했던 감정의 절반은 분명히 사라졌다. 상대방이 무지하거나 무식한 건 참아도 무례한 건 못 참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