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딸의 히든싱어7 도전기

8월 13일

by 감성토끼

이번에 방송된 <히든싱어 7> 박정현 편에 딸이 출연했다.

6월 어느 날, 딸이 낸 앨범을 들은 히든싱어 작가로부터 연락이 왔다.

박정현 모창에 출연하지 않겠냐는 제의였다.

지금까지 나는 딸의 목소리가 박정현이랑 닮았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히든싱어 작가는 뭘 보고 박정현을 떠올린 걸까?


아무튼 그렇게 시작된 우리 딸의 히든싱어 박정현 편 도전기가 시작되었다.

매주 노래를 해서 그중 몇 명이 계속 탈락을 하는 살벌한 서바이벌이 시작되었다.

아무도 모르게 비밀리에 진행이 되었고, 매주 살아남아야 하는 피 말리는 과정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최종 5인에 살아남았다.

박정현의 호흡법, 발성, 목소리, 특히 제일 어려운 박정현의 발음까지 완벽하게 카피를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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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박정현이 되기 위한 연습이 시작되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박정현 노래를 듣고, 따라 불러야 했다. 그렇게 열심히 노력을 하는데도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하게 2% 다른 그 무엇이 채워지질 않고 있었다.


경쟁자들의 실력은 점점 박정현과 비슷해지고 있는데, 딸은 뭔가 계속 어긋나기만 했으니 그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했을까?

무엇보다 나는 스트레스에 취약한 딸의 건강이 제일 염려스러웠다.

이러다 녹화 일을 앞두고 쓰러지거나, 아프면 안 되니까.....

되도록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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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염려가 무색하게 역시 녹화 일을 일주일 앞두고 딸은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표정도 급격히 어두워져 작가마저 무슨 일 있는지 걱정할 정도였다.

옆에서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이 모든 게 본인 스스로 헤쳐나가야 하는 어려움이니까.....


나름 열심히 노력을 하는데, 그 노력이 제대로 발휘되지를 않으니, 그 스트레스가 오죽했을까?

그 심정을 알 것 만 같아 너무나 안타까웠다.

제일 속상한 건 본인이겠지......




드디어 7월 21일 목요일 녹화 일이 되었다.

우리는 가족 찬스로 방청을 할 수 있었다.

동생네와 녹화가 있는 일산 jtbc 스튜디오에 4시 30분까지 도착을 했다.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을 금지했기에 핸드폰 카메라에 스태프들이 스티커를 일일이 붙여주었고, 정보 누출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작성한 후 1시간 30분을 기다려 6시에 jtbc 녹화 스튜디오에 입장을 했다.


그리고 난생처음 각종 카메라며 장비가 설치되어 있는, TV에서 익숙한 그 원통이 있는 현장을 볼 수 있었다.

사전 MC가 나와서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하고, 연예인 패널들과 판정단들이 자리를 잡고 우리는 2층 구석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지미집 카메라가 걸쳐져 있는 자리이기도 하고 한쪽 끝이라 출연자들의 모습이 그다지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다 알아볼 수 있는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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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를 맡은 전현무 씨가 등장을 했는데 TV에서 본 모습 그대로였다.

카메라와 번쩍거리는 효과들, 생동감 있는 모습을 직관할 수 있어 좋았다.

음향이 어찌나 크고 쾅쾅 울리는지, 정말 누가 박정현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심지어 내 딸 목소리도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딸은 누구였을까?

아쉽게 3라운드에서 탈락한 <신해철 제자 박정현 김혜빈>이 바로 내 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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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라운드에서 가장 박정현 같지 않은 사람 2표로 1등

2라운드에서는 가장 박정현 같지 않은 사람 11표를 받아, 10표를 받은 박정현에 이어 1표차로 2등으로 선전을 했었다.

그런데, 3라운드에서 톤 조절을 제대로 못하는 바람에 41표를 받아 박정현과 7표차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사실 4라운드 노래 <다시 사랑이>가 박정현과 제일 비슷한 노래였기에 더 아쉬움이 컸다.


정말 너무너무 아쉬웠지만, 그래도 주목받은 모창 참가자 중 한 명이었기에 그걸로 위안을 삼아야 했다.

종일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을 신고, 시간에 쫓겨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쫄쫄 굶으면서 녹화를 진행했기에 마지막에는 거의 녹초가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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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는 편집이 많이 되었지만 연예인 패널로 나온 영탁 씨가 자신도 히든싱어 출연자였는데 3라운드에서 탈락했었다며 위로와 함께 격려의 말을 해주어서 너무 감사했다.


6시에 입장한 우리 방청객들은 밤 12시가 되어서야 겨우 끝이 났다. 딸은 협찬 의상도 돌려줘야 하고, 후속 녹화를 해야 해서 한참 후에 차로 돌아왔고, 우리들이 집에 도착했을 때는 새벽 2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었다.




결과가 생각할수록 아쉬움이 남지만, 다들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아침부터 저녁까지 박정현 노래를 들으며 열심히 노력했을 것이다.

그래도 이 무대를 준비하며 딸은 많은 걸 얻었고,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으리라. 그것이야말로 <히든싱어 7>에 출연하면서 얻은 제일 큰 수확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열심히 연습했던 적이 없을 터였다. 이렇게 피 말리는 경쟁을 해 본적도 없을 터였다. 이렇게 많은 스트레스와 자신의 멘탈과 싸워 이겨야 했던 적도 없을 터였다.

이 모든 경험들이 딸의 성장에 커다란 밑거름이 분명히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


박정현의 목소리가 아닌, 자신만의 목소리로 노래할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블로그 댓글 중>


- 오, 예쁜 따님이 전에 노래부르는 영상을 본 적이 있는 것 같아요.

방송 출연, 그것도 박정현 모창이라니 정말 대단하네요.

비록 최종 라운드까지 가지는 못했지만 가창력은 인정받았으니 앞으로도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아요~


- 어머나

이 프로그램 봤는데 3번이 따님이셨군요.

너무 잘했는데 ~

보는 사람도 심장이 쫄깃했는데 가족은 얼마나 숨막히는 시간이었을지 상상이되네요


- 엄마나 어제 저분 떨어졌을 때 너무 아까웠는데 따님이셨네요. 우와~~~~. 말할때는 아이처럼 목소리가 작고 차분한데 노래하실 땐 힘차셔서 신기했어요. 따님이 멋지게 날개를 펼치시길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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