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을 주무른 손

8월 27일

by 감성토끼

직업 특성상 나는 매일 돈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매일 돈을 만지고, 돈을 받고 거슬러 준다.

요즘은 카드 매출이 많이 늘었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카드 매출보다는 현금매출이 훨씬 많은 업종 중 하나가 문구점이 아닐까 싶다.


그런 나였지만, 이상하게도 돈에 대한 결핍이 늘 있어왔다.

그 내면에는 돈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이 있었다. 돈을 밝히는 사람은 왠지 천박해 보인다고 생각했고, 돈은 그냥 하찮은 종이 쪼가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였을까? 노력에 비해 돈이 모이지를 않았다.


내가 주식을 처음 접한 건 20대였다.

막 직장 생활을 시작한 새내기 시절, 거래하던 은행 2층에 증권회사가 있었고, 증권회사 직원의 권유로 주식을 시작했었다. 그때 같이 근무하던 직원들도 주식투자를 하고 있었기에 같이 휩쓸렸던 것 같다.


주식에 대한 공부도 없이 그저 직원의 권유로 직원이 추천해 준 종목을 매입했었고, 신경을 안 쓰다 보니 손실이 나기도 했다.

그러던 중 근무하던 회사의 우리사주가 발행되었다.

그때 사주 신청한 돈을 내가 취합을 했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1억 원이 넘는 현찰을 만져볼 수 있었다. 비록 내 돈은 아니었지만, 현금으로 1억 넘는 돈을 주물렀던 손이 바로 내 손이었던 것이다!

그때가 30년도 더 전 이야기이니, 지금으로 치면 얼마의 가치였을까?


당시 나도 부모님 돈까지 합쳐서 내가 살 수 있는 우리 사주를 모두 매입했었고, 결혼하면서 퇴직을 해, 이익을 남길 수 있었다. 부모님도 그때 내 덕분에 얼마간의 이익을 보기도 했다.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 효도였던 건 아니었을까?

난 경제관념이 너무나 꽝인 사람이었다. 돈에 대한 생각도 부정적이었다.

그러니, 경제 상태가 잘 풀렸을 리 없었다.


게다가 남편의 경제관념 역시 마찬가지였다. 좀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시어머님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살았다. 그러다 보니 꼭 돈을 모아야 한다는 의지도 없었던 것 같다.

그렇게 경제적인 면에서 너무나 한심하기 짝이 없는 부부였고, 그 한심함은 결과로 나타날 수밖에 없었다.


늘 돈을 만지면서도, 결핍의 마음으로 살았던 내게, 정신을 차리게 된 계기가 있었고, 그로 인해 그동안의 내 삶의 태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발견의 여정이란 새로운 지평선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관점으로 보는 데 있다." 는 프랑스의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말처럼, 당시에는 고통스러웠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은 그 일로 인해 내 관점이 바뀌게 되었으니, 모든 일은 나를 위해서 일어난다는 그 말을 나는 믿는다.(Everything is happening for you, not to you)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경제적 자유를 누려야 한다는 생각이 든지 사실 그리 얼마 되지 않았다.

요즘 주위에 돈 많은 부자들이 왜 이리 많은지, 젊은 나이에 경제적 자유를 누리고 그 방법을 알려주는 유튜브가 대세이다.

그 동영상들을 열심히 보고 듣지만, 핑계인지 막상 내가 도전할 수 있는 일을 찾지 못하겠고, 역시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 건 너무 힘이 든다는 생각이 들었다.


SE-06e9838f-3847-40b7-bb5b-59a0cdba783f.jpg © sharonmccutcheon, 출처 Unsplash


하지만, 더 이상 돈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던 예전의 나는 이제 없다.

이제는 돈의 소중함을 너무나 잘 안다. 돈을 아끼고, 사랑한다.

내 지갑에는 오만 원짜리, 만 원짜리 지폐가 일정 금액 이상 빳빳한 새 돈으로 가지런히 들어가 있다.

한쪽에는 외국 지폐들도 몇 장 들어 있다. 궁핍을 느끼지 않으려는 나름의 비법이다.


손님들한테 돈을 받을 때마다 그 돈을 한쪽 방향으로 잘 정리해서 금고에 넣는다.

천 원이라도 감사한 마음으로 받으려고 노력한다. 돈을 쓸 때도 즐겁고 감사한 마음으로 보내준다.



돈을 마구 구겨서 가지고 다니는 아이들이 의외로 많다.

그런 아이가 있으면 나는 그 자리에서 잘 펴면서 아이에게 이야기한다.

"나중에 부자로 살고 싶으면 돈을 소중히 여길 줄 알아야 해~~ 이렇게 구기지 말고, 잘 펴서 갖고 다녀~"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이 가져오는 돈들도 참 다양하다.

구겨진 돈, 너덜너덜 지저분한 돈, 한 귀퉁이가 떨어져 나간 돈, 심지어 가위로 끝부분이나 중간 부분을 색종이처럼 오린 돈도 있다.


이런 돈을 받을 때는 왠지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 반대로 깨끗하고 빳빳한 돈을 받으면 기분이 좋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손님한테 깨끗한 돈으로 거슬러 주려 노력하고, 지저분하고 상태 안 좋은 돈은 은행에 입금한다.





돌고 돌아 돈이라고 한다.


내 곁을 떠났다고 믿었던 돈이 그동안 늘 내 주변을 맴돌며 자신을 알아봐 주기를 바라고 있었다는 사실을 매일 돈을 만지면서도 왜 나는 알지 못했던 것일까?


<더 해빙>을 보면 부자가 되는 길은 바로 '지금' 이순간 가지고 '있음'을 '충분히 느끼는 것'이라고 한다.


단 1달러라도 지금 나에게 돈이 있다는 것에 집중하고, 돈을 벌 수 있는 내 능력에 감사하고, 돈을 벌어다 주는 세상에 감사하고, 더 큰 돈이 돌아올 것을 아는 부자의 마음을 간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제 나는 얼마가 되었든 지금 있음에 감사하고, 돈을 귀하게 여기고 있다.

그러니 돌고 돌아서 내게 와 주었으면 정말 좋겠다. 아니 이미 내게 돌아오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는 중이다.

다시 1억을 주무르는 손이 되어보고 싶다. 아니 30년전 1억이었으니 20억이상은 주물러야 비슷하지 않을까?



나는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지속적으로 점점 더 많은 돈이 들어온다.

- 밥 프록터의 확언 -



<블로그 댓글 중>

- 돈에 관한 관점이 '돈의 속성'이란 책을 읽고 바뀌었어요. 정말 젊을때 이런 책을 읽었다면 돈에 대해 무책임하게 생각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귀하게 여길줄 알고 소중히 여기는 만큼 내게 온다 하더라구요. 너무 관심없이 살아온것이 후회되더라구요 ㅎㅎ

- 와~~책 한 편을 읽은 느낌입니다^^

돌고돌아 돈이다!

저도 요즘 그런 생각 많이합니다.

젊은 부자들이 참 많은데 내 주변에 항상 돈이 돌아다녔는데 그걸 알아채지 못하고 놓친 기억들...

비오는 날.

따뜻한 커피로 기분 전환하세요♡

- 어쩜
감토님 글을 읽으면서 제 이야기가 아닌가하고 생각들었어요.
늦게나마 깨달았지만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저는 딴것보담 노후가 넉넉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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