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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글을 쓰는 이유

생각으로 생각을 덮는다

by 생각의 힘 복실이

1년여 치병생활을 되짚어본다.
작년 4월초부터 운전이 쉽지않았다.
앞차의 번호판 4자리가 한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2글자만 보였다. 왼쪽 2자리가 사라진듯했다.

동네 안과에 갔다. 일반 검사후 대수롭지않게 노안이라 했다. 안경점에서 시력검사후 안경을 맞췄다. 직후에는 선명해 보였다. 다시 제대로 보이지않아 안경점에 물으니 다초점 적응기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10여일 지나도 개선되지 않아 다른 안과에 그 안경을 가지고 갔다. 몇가지 전문검사후 도수는 맞고, 백내장, 녹내장 등 중증질환은 아니라고 했다.

그러던차에 병원에 근무하는 희성이랑 통화했다. 우리 병원에 와서 검사받으라 했다. 며칠후 마눌이 운전해서 갔다. 3번째 검사갔던 날, 녹내장 징후이나 녹내장은 아니다. 뇌에 종양이 있어 시신경을 압박한 결과일 수 있다며 뇌CT를 권했다. MRI까지 찍었고 집근처 아산병원 전원을 권유했다.

아산병원에서는 MRI 결과를 보고 빠르게 수술하자고 했다. 다행히 10일후 6월 4일
로 수술날짜를 잡고 진료실을 나서려는데 한마디 덧붙이신다.
포기하지 마세요.
그때서야 비로소 심각하다고 느꼈다.

수술은 무사히 잘 끝났다고 했다. 이후 30회의 방사선치료를 마치고 2차 항암 표준치료까지 마쳤지만 여전히 시야가 불편하다.


방사선과 항암은 정상세포도 파괴한다. 어쩔수 없는 부작용이다. 항암의 부작용이 마무리되는 년말까지는 기다려야 한다. 더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시야가 어둡다보니 눈을 감고 있을 때가 많다. 우울한 생각이 자리를 잡는다.

생각으로 생각을 덮어야 한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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