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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대적 공생주의자가 사는 법

에루살렘의 평화와 아랍의 봄을 희망하며

by 생각의 힘 복실이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이란과 이스라엘이 휴전에 합의했다.

이스라엘 전투기가 출격한지 10여일, 미국 폭격기가 벙커버스터를 투하한지 3일만이다.

언론은 트럼프식 힘에 의한 평화라며 트럼프의 승부수를 추켜세우고, 극우 유투버는 '거짓된 평화보다는 이기는 전쟁이 필요'하다며 북한도 손봐주길 바란다고 선동질을 하고 있다.

과연, 미국은 이긴 것인가? 정권교체와 핵폐기라는 이스라엘의 전쟁 목표는 달성된 것인가? 의구심이 든다.

미국의 전략폭격기가 떴는데도 이란의 방공망은 작동하지 않았다. 며칠전까지 이스라엘 최신예 초음속 전투기 F-35를 5대나 격추했다고 자랑하던 방공망이었다.

벙커버스터의 성능도 미지수다.
일반 토양에서 60미터, 화강암 10미터 미만 파괴성능이라면, 지하 100미터 아래 숨겨져있다는 이란의 핵시설에 도달할 수 없다.

신정국가 이란의 대응도 미스터리다. 목숨줄처럼 붙들었던 핵시설이 무용지물이 됐는데도 그들은 카타르 미군기지에 미사일 몇 발 날리는걸로 보복을 완료했다.
그마저도 트럼프는 이란이 사전에 정보를 알려왔다고 비아냥댔다.

트럼프와 브로맨스를 자랑하던 네탄야후의 대응도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그는 평화가 선언됐는데도 전투기를 출격시켰다가 트럼프의 격노를 듣고 서둘러 출격을 취소했다.

거짓된 평화라도 전쟁의 참화보다는 낫겠지만 뭔가 석연치않다. 처음부터 기획된 약속대련 같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내부의 문제를 감추기 위해 국민의 시선을 외부로 돌린다. 외부에 적을 만들어 내부의 모순이 터지는 것을 막는다. 적대적 공생주의자가 현재의 자기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취하는 전형적인 방법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하늘을 함께 이고 살 수 없는 원수처럼 보이지만, 그들은 생사를 함께 하는 친구이기도 하다. 외부의 적이 내 권력을 지키는 방패로 기능한다. 내부의 불만을 잠재우는 바람막이 역할을 한다.

과거 독재정권은 그렇게 권력을 유지했다. 파면된 전 대통령도 내란뿐 아니라 외환을 도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그 땅에 그들만 사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권력이 영원한 것도 아니다. 어디든 봄은 오는 것이다.
서울의 봄도 있었고,
아랍의 봄도 있었다.
겨울이 지나면 봄은 다시 온다.

이란이 이슬람 원리주의 대신 개혁적, 혹은 세속적인 펑화를 받아들이길 바란다. 경제 제재를 해제해 민중의 경제적 삶이 개선되기를 희망한다.

이스라엘도 유대 선민사상과 시오니즘을 넘어 팔레스타인을 또 하나의 국가로 받아들이길 바란다.
유대민족이 2천년간 터전 잃은 설움을 겪은 것처럼 팔레스타인의 아픔도 보듬는 포용의 지혜를 발휘하기를 희망한다.

트럼프 대통령도 관세에서 핵까지 전쟁만 입에 올리지 말고, 거리로 나선 미국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열면 좋겠다.

또한 MAGA, 미국만 위대해져서는 곤란하다. 세계의 대통령이라는 대접을 받는만큼 그 책임도 수반해야 마땅하다.

We are the world,
국경과 종교의 장벽을 넘어
모두가 세계시민이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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