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빛작가 Oct 22. 2024

독립된 혼자 만의 시간

첫째 아이가 태어난 지 17개월 만에 둘째를 임신하게 되었다. 두 아이를 키우는 현실은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힘든 일이었다. 첫째가 아직 어린 나이에 둘째를 맞이하게 되니, 자유 시간은 점점 더 멀어져 갔다. 

아... 이렇게 나의 존재는 어디로 가는 걸까..


아이들에게 손이 더 가고, 저의 시간은 고스란히 아이들에 의해 점유되었다.

렇게 시간이 흐르고, 매일매일의 일상이 반복되면서 혼자 있는 시간이 그리워졌습니다.

첫째 아이는 조용하고 가만히 앉아서 혼자서도 잘 놀았다. 2세가 될 무렵 활발해지며 호기심이 많아 하루 종일 나를 쫓아다니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곤 했다. 둘째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는 첫째의 관심과 사랑을 동시에 채워줘야 하는 상황이었다. 첫째 아이는 감정적으로 상처받지 않게 동생을 질투하는 시기가 있으니 케어해야 한다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침부터 밤까지 아이들의 요구에 응답하며 나 자신을 돌볼 시간은 점점 줄어들었다. 

잠깐의 여유를 찾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자는 시간을 활용해야 했고, 그마저도 항상 보장되지 않을 때는 너무 답답했다. 아이들이 자는 동안, 젖병 삶고 빨래 돌리고 집안일을 하거나 다음 날의 준비를 하느라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은 거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거울을 보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이런 삶이 내가 원하던 모습이었나?”


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아이들을 사랑하지만, 나 자신을 잃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서글펐다. 그리고 나는 결심했다. 아이들이 자는 동안이나, 그들이 독립적으로 놀고 있는 짧은 순간을 최대한 활용하기로. 그래서 하루를 어떻게 하면 잘 활용할 수 있을지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매일 저녁, 아이들이 잠든 후 나는 하루를 돌아보며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날의 일과, 아이들과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기록하면서, 그 속에서 나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했다. 


“오늘은 둘째가 처음으로 기어갔다”는 작은 성취도 기쁘게 기록했다. 그렇게 매일매일의 기록을 통해 나 자신을 되찾고자 했다. 물론, 하루하루의 육아에 지쳐가면서도, 나는 그 작은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내가 원하는 것들을 목록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자유 시간 갖기”, “책 읽기”, “다시 운동 시작하기” 등의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그 목표들을 하나씩 클리어해 나가기로 다짐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낮잠을 자는 시간에는 나도 잠깐의 휴식을 취하거나, 간단한 운동을 하며 체력을 길렀다. 첫째가 블록 놀이를 할 때는 둘째를 재우고, 그 짧은 시간 동안에라도 원하는 책을 한 페이지라도 읽었다. 


이런 작은 변화들이 쌓여가면서, 나의 삶의 질이 조금씩 나아지는 것을 느꼈다. 아이들이 자는 시간에 나도 함께 쉬면 피로가 덜어졌고, 아이들과의 시간도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을 조금씩 되찾아가는 데 성공했다. 그렇게 한 달, 두 달이 지나면서 저는 제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워졌다.


또한, 시간이 흐르면서 아이들도 자랐다. 그렇게 나에게도 더 많은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다. 첫째가 둘째를 돌보는 법을 배우고, 서로 놀아주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아이들이 서로 의지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점점 더 많은 자유 시간을 누릴 수 있었다. 물론, 여전히 육아는 힘든 일이었지만, 이제는 그 속에서도 나 자신을 발견하는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이런 경험들을 통해 깨달은 것은 “자유는 반드시 물리적인 공간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아이들과의 소중한 시간을 보내면서도, 내가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는 사실이 나에게 큰 힘이 되었다. 다시 한번 말하고 싶지만 육아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오죽하면 차라리 밖에서 일하는 편이 낫다고 할까!!! 

하지만 그 속에서 나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이제는 워킹맘이 아닌 전업맘으로 아이들과의 일상 속에서도 나만의 시간을 만들어가고 있다. 아이들이 하원하기 전까지 나의 일을 모두 끝낸다. 하원하고 난 뒤에는 그동안의 아이들 케어를 집중적으로 한다. 첫째와 둘째가 만나는 4시부터는 둘이 같이 논다. 독립적으로 놀고 있는 순간들을 활용해 책을 읽거나, 짧은 운동을 하며 나 자신을 돌보는 시간을 갖고 있다. 한결 편해진 마음으로 이제는 더 나은 엄마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결국, 두 아이를 키우는 과정 속에서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이 더 간절했었지만 내가 시간을 만들고 나 자신을 찾고자 하는 여정을 진행 중이다. 매일 기록하고, 원하는 것을 하나씩 클리어하며, 육아의 어려움 속에서도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렇게 나는 아이들과의 소중한 시간을 보내면서도, 나 자신을 잃지 않는 엄마로 끝까지 성장해 나갈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