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오면서 나는 수없이 많은 역할을 해왔다. 학생으로서, 교사로서, 엄마로서,
그리고 작가로서. 하지만 어느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누구일까?’
타인의 기대에 맞추어 살아가다 보니 정작
나 자신을 잊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조용히 3P 바인더를
펼쳐 들고 내 마음을 글로 옮기면서 깨달았다.
나는 다른 누군가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으로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나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솔직하게 마주했다. ‘오늘은 힘들었다.’라는 단순한 문장조차도 처음엔 어렵게 적었다.
하지만 점점 솔직해지면서 진짜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나는 불안해하고, 두려워하고, 때로는 용기를 내는 사람이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서, 비로소 내 존재가 뚜렷하게 느껴졌다.
가장 큰 깨달음은 ‘나는 성장하는 존재’라는 것이었다. 과거의 나는 가르치는 사람이었지만, 이제는 배우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의 배움을 돕고, 엄마로서 아이를 키우면서도, 나는 계속해서 배우고 변화하고 있었다. 나의 존재는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
흐르는 강물처럼 계속 흘러가고 있었다.
삶을 기록하는 것이 그 깨달음을 더욱 깊이 새겨주었다. 하루하루 글을 쓰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씩 알아갔다. 남들이 정의하는 나가 아니라, 내가 정의하는 나로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 내가 쓰는 한 줄 한 줄이 나의 존재를 증명해 주었다.
이제 나는 안다. 나는 나로서 존재할 때 가장 빛난다는 것을. 남들과 비교하거나, 사회가 정한 기준에 맞추려 애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길을 걸어갈 때 가장 행복하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