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극적인 사건에, 여론은 들끓었다. 특히 김이분 할머니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대체 저 할머니 뭐야?
할머니가 10년 전, 반려자를 묻지 마 살인사건으로 잃은 일도 조명됐다. 그리고 그 가해자가 겨우 3년을 살고 나와 또다시 무고한 사람을 죽이고 수감되어 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이은아는 연이은 일들로 충격에 빠진 고령의 할머니에게 다정한 말을 건 이웃 소녀였고, 그녀 역시 묻지 마 살인사건의 피해자가 됐다.
사람들은 이것은, (정신적) 살해위협에 대한 정당방위라며 할머니를 옹호했다.
사건 전, 가해자와 피해자는 일면식도 없지만, 피해자의 피해자인 은아가 그에 의해 죽는 순간, 간신히 버티고 있던 김이분 할머니의 정신도 함께 살해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은아를 죽인 살인자는 이변이 없는 이상 죽음보다 더 가벼운 처벌을 받게 될 것이다. 할머니는 그 충격으로 정신이 완전히 살해되는 것을 피하고자 '정당방위'를 한 것이라는 논리였다.
김이분 할머니가 그 전 사건의 법정에서 피해자를 위해 증언했던 내용 전문 또한, 세상에 보도됐다. 사람들은 피고가 된 김이분 할머니가 또 어떤 말을 남길 지 기다렸다.
그러나,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법정에서 할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행동을 반성했다. 또한, 재판 도중 심각한 정신이상 증세도 보였다.
황지선 변호사는, 정신과 전문의인 황은혜 박사의 진료를 토대로 매우 촘촘하게 김이분 씨를 변호했다.
"
김이분 씨는
이은아 씨의 죽음을 기점으로 심신이 몹시 미약해져,
이미 심각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피해자는 범행 당시,
21세 이은아 씨의 목숨을 가져갔을 뿐 아니라,
78세 김이분 씨의 정신도 앗아가갔습니다.
이 사건이 없었다면 두 번의 충격적인 사건에서도
잘 버티고 있던 김이분 씨의 정신은
이렇게까지 심각하게 무너지지 않았을 겁니다.
넓은 관점으로 보면,
김이분 씨는 피의자이지만 피해자이기도 합니다.
또한, 정신이 온전한 상태일 때 김이분 씨는
정신이상으로 인해 즉흥적으로 한
본인의 행동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피해자의 범죄로 인한 정신적 충격이 만들어낸
안타까운 사건임을 헤아려주십시오.
"
변호사 황지선의 목적은 하나였다.
그 노력 덕분인지, 세상의 눈이 주목된 이 사건에서
김이분 할머니는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정신질환과 진심 어린 사과로 양형을 받아,
가해자들의 가해자가 되어 판결을 고스란히 돌려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