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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승원 Oct 15. 2021

어차피 성공하기 쉬운 시대

가학적 소비 1

성공의 기준을 ‘타인보다’로 생각한다면 지금처럼 성공하기 쉬운 시대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다. 나는 발전하지 못하고 정체하더라도 스스로 뒤로 후퇴하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평범한 급여생활을 하면서 고급차나 외제차를 고집하고 가방은 적어도 100만 원은 넘어야 가방처럼 느껴지는가 보다. 그것들이 과연 우리의 가치를 높여줄까.


초등학교 앞에는 아직도 값이 싼 군것질거리들이 많다. 500원이나 1000원으로 살 수 있는 것들이 꽤나 많다. 초등학생들이 하교할 때 몇백 원씩 군것질을 하고 있는데 한 어른이 옆에 와서는 3만 원어치 군것질거리를 산다. 만약 그 이유가 군것질하는 아이들 앞에서 폼 나 보이고 싶어서라면 한심하지 않겠는가. 요즘 많은 사람들의 소비성향이 내게는 그렇게 보인다. 본인의 능력치보다 과소비한 후 SNS 등에 올리며 잠시의 ‘우월감.’ 차, 명품가방, 해외여행, 고급시계 등 너무 많은 것들에 우린 우리의 땀을 허비한다. 그것을 꼭 소비해야만 했던 각종 이유와 명목으로 포장해서 말이다.


난 아이가 둘이다 보니 유모차가 4대나 된다. 3대는 인터넷 나눔 등을 통해 무료로 얻었고 한대는 17만 원을 주고 몇 년 전 필요에 의해 샀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니 100만 원 정도 하는 유모차가 많이 보인다. 그것도 엄청 많이 보인다. 부자가 되어 은퇴한 나보다 돈이 많은 분들일까. 거의 대부분은 아닐 것이다. 안타깝다.


과소비하는 사람들 중엔 ‘욜로족’처럼 그저 버는 대로 원 없이 쓰며 현재만 만족하고자 하는 분들도 있다. 그건 그분들의 선택이니, 선택을 존중해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굉장히 소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공과 부자를 꿈꾸면서도 소비성향은 과하다. 역시나 과소비할 때마다 각종 이유와 명목을 붙여서 스스로를 합리화한다. 그리고는 ‘버는 돈은 다 쓰고, 재테크로 부자 될 거야’라는 생각마저 한다. 투자서적 몇 권을 읽고는 주식과 비트코인에 투자한다. 게다가 모아놓은 돈이 거의 없으니 대출을 이용한다. 결과가 여러분께도 보이는가.


성공하기 참 쉬운 시대에 우리는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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