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화상으로 만난 2학년
코로나 시대, 2학년 첫 화상수업
바야흐로 학교에도 쌍방향 화상 수업의 시대가 도래하였다.
과거에 미래 학교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볼 때면 저런 시대를 나도 함께 하겠나, 싶었던 적이 있었는데, 교육 현장에서 비 면대면 수업의 시대가 코로나 덕분에 껑충 앞당겨진 것 같다. 나의 학교도 이미 고학년은 쌍방향 수업을 실시하고 있는 학급이 있긴 했지만, 다시 등교를 재개하면 굳이 기기를 통한 부자연스러운 만남을 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다.
컴퓨터 화면으로 아이들을 만나다니, 자연스럽지 않잖은가.
전면 원격수업 2주째가 되자, 자녀를 하루 세 끼 꼬박꼬박 먹이는 일도 힘든데 학습까지 신경 써야 하는 학부모님들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충분히 이해한다. 내가 힘들면 남의 고충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법이다. 그래도 인터넷 게시판에 교사들의 행태를 고발한다! 는 식의 짤 글이 돌고 공감을 넘어 비난의 댓글들이 줄줄이 달리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
학교에 학생들이 없으면 교사들은 할 일이 없이 놀고 있을 거라는 일차원적인 사고방식에 구태여 반박해야 하나, 싶기도 하지만, 왠지 목소리 큰 사람의 의견이 백 프로 맞는 말인양 받아들여지는 건 아무래도 속상한 일이다.
어떻게 하면 원격수업 상에서 아이들이 부모님의 도움 없이 스스로 공부하도록 학습 내용을 구성할까. 매주 동학년 교사들이 머리를 맞대로 기본 주간 학습을 짜고, 학습 내용에 맞는 자료를 찾거나 제작하며, 학습한 내용을 각각의 방식대로 피드백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함부로 폄외하는 이들을 생각하면 힘이 빠지는 게 사실이다. 올해 들어 코로나 시기가 길어지는 상황에서도 제시간에 퇴근한 날은 손으로 꼽을 지경인데 말이다. 그냥 내 갈 길을 가자, 그렇게 생각해야 속이 안 시끄럽다.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시작된 초등 2학년 아이들과의 첫 화상 수업.
모니터에 비치는 자신과 친구들, 선생님의 얼굴에 신기해하는 듯한 아이, 약간 긴장한 듯 표정이 굳어있는 아이, 금방이라도 모니터를 뚫고 나올 것처럼 이른 아침부터 에너지 가득인 아이, 엄마가 깨워 억지로 모니터 앞에 앉혔는지 아직 잠옷 바람에 눈이 반쯤 감긴 채로 맥없이 앉아있는 아이, 교실에서처럼 조용한 미소로 가만히 바라보며 모두를 조망하는 듯한 아이...
아이들의 표정은 각양각색이다. 이미 1학기를 마쳤고 2학기도 2주가 지난 마당에 평년 같으면 서로에 대한 설렘은 기대하기 어려운 시기이다. 그렇지만 잦은 원격수업과 가뭄에 콩나듯한 등교 수업으로 충분한 만남의 시간을 갖지 못했던 우리 아이들은 쌍방향 화상 수업이 마냥 신기한 모양이다.
교실에서는 할 수 없었던, 마스크 벗고 만나는 시간이 화상 수업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점은 첫 화상 수업의 가장 큰 매력이었던 것 같다. 짧은 첫 시도였지만, 우리 아이들의 얼굴을 등교 수업에 이어 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하지 못했던 참 좋은 시간이었다.
누구도 가보지 못한 길이어서 어디가 지름길인지 아무도 모르는 길을 가면서 두렵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두려움을 없애는 가장 쉬운 방법은 함께 가는 것이다. 모두가 웃으며 갈 수는 없겠지만 힘들어하는 사람을 기다려 줄 수는 있지 않은가. 서로 다독이고 격려하며 잘 나아갔으면 좋겠다.
밝고 맑은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교실에서 마음껏 듣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