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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일 Jul 02. 2024

24

연필

11.

  -안녕하세요. 정도영 씨 맞나요?

  -아닌데요.

  -이거 내 번호야. 저장해 둬.

  -그래.

  -뭐야, 말투가 왜 이렇게 차가워.

  -그냥 어떤 말투로 대답해야 할지 헷갈려서.

  -오늘 뭐 해.

  -열심히 숨쉬기, 기쁘게 두 끼 먹기, 두 시 전에 잠들기.

  -그럼 한 끼는 나랑 먹자.

  -뭐 먹게?

  -라···

  -멘이면 안 먹어.

  -면이면 먹어?

  - ···

  -차라리 라멘을 먹어.

  -솔직히 너도 좋아하잖아.

  -너 때문에 질렸어.

  -뭐만 하면 나 때문이래.

  -너가 나 데리고 일주일에 여섯번씩 라멘만 먹였는데 어떻게 안 질리냐.

  -맛있게 잘만 먹어놓고.

  -12시 30분까지 만나.

  -그래.

  -12시 30분에 나오는 거 아니고, 12시 30분까지 만나는 거야.

  -또 괜히 그런다.

  -거기 갈 거지?

  -응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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