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
9.
의외로 그날 저녁에는 곧장 지원이랑 연락을 했다.
[안녕 혹시 도영이 맞지]
[아닌데요]
?
[아 죄송합니다]
[사실 맞아요]
[지원이 맞지?]
[아닌데요.]
[앗 죄송합니다]
[괜찮습니다]
?
[번호 맞는가 싶어서 연락했어]
[맞게 잘 했네]
[그러게]
[혹시 너 핸드크림 써?]
[응? 아니?]
[아 그렇구나]
[왜?]
[너한테서 복숭아 향 나길래]
[아ㅋㅋㅋ 나 바디미스트 뿌려]
[그렇구나]
[별로였어?]
[잘 어울리던데]
[오 고마워ㅋㅋㅋ]
[아니야ㅋㅋㅋ]
[뭐 하고 있었어?]
[밥 먹고 그냥 있었어]
[어 도영아, 나 부모님 오셔서 다음에 또 연락할게! 잘 자]
[응 너도 잘 자]
그저 몇 번을 두근거렸을 뿐이었는데, 밖에서 새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왔다. 엄마의 잔소리가 들려오기 전에 거실로 나갈 생각이다.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9번 글이 빠졌었네요 죄송합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