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류작가 강은영 Oct 19. 2021

(칼럼) 도파민과 세로토닌:행복한 삶을 원한다면?

"어떤 삶을 원하나요?"라고 물으면 대부분은 행복한 삶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나 또한 불혹의 나이가 되고 나서는 성공이나 부귀영화보다 행복을 최고로 꼽고 있다. 이전에는 치열하게 살다 보니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고민할 여유조차 없었다.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어떤 삶이 행복한 삶인지 알지 못했다.  

  

물론 매사에 감사해하고 작은 행복을 느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머리로만 이해할 뿐이었다. 가족들과 여행을 가거나 예쁜 옷을 사서 입을 때,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도 '아 행복하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지 않았다. 행복이라는 말을 붙이려면 훨씬 더 큰 만족감이 있어야 하고 엄청난 성공을 해야 하는 줄 알았다. 곁에 있는 행복은 느낄 줄 모르면서 멀리 있는 파랑새를 쫓아가기 바빴던 나날이었다. 


행복에도 뇌가 연관되어 있다. 일상의 작은 행복을 잘 느끼지 못하는 건 신경전달물질 때문이다. 뇌는 크고 자극적인 기쁨, 즉 쾌감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때 도파민*이 분비된다. 도파민의 짜릿함만을 원한다면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느끼기가 어렵다. 반면 작고 사소한 데서 오는 기쁨은 세로토닌*이 관여한다. 그래서 세로토닌을 행복 호르몬이라고 부른다. 즉 도파민과 세로토닌은 우리의 기분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도파민이 분비되면 의욕이 넘치고 일을 신바람 나게 할 수 있다. 경쟁에서 이겼거나 복권 당첨과 같은 예기치 못한 행운이 왔을 때 분출된다. 도파민은 술이나 담배, 게임, 마약과 같은 것들을 통해 인위적으로 분비되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쾌감은 오래가지 못하고 점점 더 강하고 큰 자극을 필요로 한다. 그러다가 중독되기도 하므로 우리에게는 자극적이지 않은 즐거움이 필요하다. 특별한 일이 없어도 만족하고 감사함,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건 세로토닌 때문이다.  


나는 예전에 도파민의 쾌감을 원했던 것 같다. 무얼 하든 이겨야 하고 가장 잘해야 직성이 풀렸다. 그러다 보니 과정보다는 결과가 중요했고 아무리 힘들어도 스트레스를 받아 가면서 열심히 했다. 1등을 하고 나면 힘들기만 했던 과정이 모두 보상받는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력 질주를 하고 도파민의 보상을 받은 후에는 즐거움이 오래가지 못하고 공허함이 밀려오곤 했다.  


도파민의 자극으로는 정상적인 보상체계*가 작동되지 않기 때문이다. 강한 자극을 통한 도파민의 분출은 보상체계를 무너트려 중독이나 쾌락에 빠지게 한다. 따라서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을 분비시키는 활동을 통해 뇌에 정상적인 보상을 줘야 한다. 보상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면 게임이나 알코올, 약물 등에 의존적이고 중독된 증상도 점차 사라진다.    


진정한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는 세로토닌 분비를 활발하게 해주어야 한다. 세로토닌을 분비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햇빛을 받으면서 걷는 활동이다. 가볍게 산책하듯이 걷는 것이 좋다. 음식을 오랫동안 꼭꼭 씹을 때도 세로토닌이 분비된다. 식사를 할 때 한 숟가락에 30~40번 정도 저작운동을 한다고 정해놓으면 좋다. 의식적으로 천천히 씹어 먹으면 소화에도 도움이 된다. 껌을 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매사에 감사해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남을 이길 때 도파민이 나온다면 감사하는 마음은 세로토닌을 분비시킨다. 하지만 감사하는 습관도 훈련이 필요하므로 매일 감사일기를 쓰는 것이 방법이다. 자연의 푸르름을 접할 때 역시 세로토닌이 분비된다. 


결국 사랑하는 사람과 손잡고 햇빛을 받으며 집 주변을 천천히 산책하면서 감사해하는 것이 일상에서 행복해지는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 행복은 먼 훗날이 아닌 바로 지금, 오늘에 있다.  



*용어 설명

1) 도파민(dopamine): 노르에피네프린과 에피네프린 합성체의 전구물질이다. 동식물에 존재하는 아미노산의 하나이며 뇌신경 세포의 흥분 전달 역할을 한다.

2) 세로토닌(serotonin): 아미노산인 트립토판에서 유도된 화학물질로 인간과 동물의 위장관과 혈소판, 중추신경계에 주로 존재하며 행복의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분자로, 호르몬이 아님에도 해피니스 호르몬(happiness hormone)이라 불리기도 한다.

3) 보상체계: 기분을 좋게 만듦으로써 행동을 조절하는 뇌 회로이다. 뇌의 보상체계를 담당하는 영역은 선상체(striatum)이다. 선상체는 도파민을 내보내는 일을 책임지며 보상·강화·쾌락·중독 등과 연관돼 있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강은영 칼럼니스트는 국제뇌교육대학원 석사를 취득한 국가공인 브레인 트레이너이다. 일류두뇌연구소 대표이자 온라인 프로그램 ‘체인지U 스쿨’을 운영 중이다. 뇌교육과 부모교육 전문강사로 15년 동안 교육 및 컨설팅을 하고 있으며 온라인으로 글쓰기, 책쓰기, 습관코칭, 감정코칭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다양한 강의와 저술 활동으로 뇌를 잘 이해하고 활용하여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알리는 중이다. 저서로는 『일류두뇌』 『당신의 뇌를 바꿔드립니다』 등이 있다.     



**이 글은 한국강사신문 칼럼으로 실렸습니다

http://www.lecturer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78595

이전 05화 뇌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려면?선택하고 집중하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