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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주 Jan 06. 2022

글이 마무리되지 않는다면

작년 12 , 시어머님께서 돌아가셨다.  후로 글을 쓰는 일이 너무 어려워졌다.  달간 브런치에 쓰려고 시도한 글이 몇십 개가 되는데 완성한  겨우 1개뿐이다. 작가의 서랍에 자투리 글이 넘치는데  발행할 만한 것으로 완성되지 않는 걸까.


쓰려던 글에 집중할 수 없다


지난 11월부터 마음이 건강한 사람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주변에 심적으로 매우 건강하신 분들이 많아져서 그분들과 나의 다른 점을 비교해서 비결을 배우기 위해 기획했다. 또한 스트레스를 조절하여 몸의 건강을 도모하려는 시도도 하고 있었다. 이외에도  가지 주제로 브런치북 발간을 하려고 기획해둔 것들이 있는데 제목 쓰고 시작하는 문장 2 정도면  이상  수가 없는 상태가 되었다.



다른 글을 쓰고 싶은 거다


무엇이 문제일까 고민해 시어머님의 죽음으로 인한 상실감으로 인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건강한 마음, 스트레스 관련 주제보다  시급하게 해결해야  짐이 마음속에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닥치는 대로 마구 썼다. 그러나  글들도 마무리  없었다. 암환자의 가족으로서 겪었던 고통, 가까운 사람의 죽음이 가져오는 상처,  잘해드리지 못했다는 후회, 갑작스럽게 돌아가신 것으로 인한 충격들은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떠올리게  나를  아프게 했다.



너무 힘들어서 그렇다


시어머님께서 돌아가시기 며칠 , 요양병원에서 대학병원으로 옮기시게 되었는데, 갑작스러운 일이라 간병인을 구할  없어 가족들   사람이 당장 대학병원으로 가야 했다. 당시 비교적  바빴던 내가 가게 되었는데, 예상치 못하게 어머님께서는  다음  세상을 떠나셨다. 직후 장례가 있었다. 며칠 동안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고, 어머님의 임종을 지키며 급작스럽게 돌아가신 충격을  떠안아야 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  어머님 유품을 정리하러 다시 사시던 곳에 다녀왔다. 그렇게 정신없이 지나다 보니 마음을 추스를 시간이 별로 없었고, 아빠와 비슷한 말을 남기시며 똑닮은 모습으로 돌아가신 어머님으로 인해 받은 충격 때문에 글을   없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바이오리듬처럼 슬럼프도 주기가 있고 흐름을 탄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이나 죽음은 남은 자에게 상당한 충격을 준다. 그것은 자연스럽게 왔다 가는 슬럼프와 차원이 다르다. 가족들이 함께 겪어내야  아픔이고, 너무나  슬픔이어서 짧은 시간에 해결될 양이 아니었다. 마치 홍수가 지나간 마을처럼 마음이 폐허가 되고, 가전제품에는 물이 들어  쓰게 되는 것과 비슷.


요즘도 계속해서 쓰고 싶은 주제가 떠오른다. 그러나 완성되지 않아 저장만 하고 있다.   만에 모든 아픔이 정리되는  정말 어려운 일인가 보다. 처음에는 상실과 허무로 인한 충격을, 지금은 허탈감을 느끼고 있는  같다. 그러나 나를 돌보는 나의 태도가 달라진 에 감사하. 눈물  방울 흘리지 못한  아빠를 보낸  5 만에 우울증이 찾아왔었다. 슬프지 않다, 괜찮다는 말로 속이며 억지로 참은 탓이었다. 하지만 어머님의 장례식 때는 펑펑   있었고, 잘해드리지 한 것에 많이 속상해   있었다. 아플  아프다고 말할  있는 용기가 생겼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감정을 나눌  있는 사람이 되었다.


아마도 얼마  이런 마음 속에 지내게 되겠지만  좋아질 것도 안다. 그때까지 서랍 속에 쓰고 싶은 것들을 고이고이 저장해두련다.

언젠가는 정말로 많이 나아질  아니까.



이미지 출처: Pixabay@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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