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사례를 각색했습니다
저희 아이는 유독 밥을 먹을 때 장난을 많이 쳐요. 숟가락 젓가락을 휘두르기도 하고 밥 먹는 속도도 느리고 무엇보다 밥과 반찬 등을 너무 많이 흘려요. 물론 숟가락 젓가락질이 미숙해서 그런 부분도 있지만 장난치면서 흘리는 것도 많아요. 정말 과장 없이 반은 흘리는 것 같아요.
숟가락 젓가락질 할 때 집중해서 하고 밥 먹을 때 장난치지 말라고 여러 번 이야기를 했는데 고쳐지지 않아서
얼마 전에는 그만 아이에게 소리를 치고 말았어요.
아이는 어안이 벙벙한 듯했고 곧 울음을 터뜨려서 사과하고 달래주기는 했는데요.
아이의 이런 행동이 자꾸 마음에 걸리고 인내심을 바닥나게 해요.
사실 음식 흘리는 것이 그 정도로 화가 날 일은 아닌 것 같은데 제가 자꾸 자제력을 잃어버리네요.
고민의 가장 큰 부분이 아이의 행동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인 것 같습니다. 같은 상황과 행동이라도 해석하는 것에 따라 내 마음이 크게 달라지겠지요.
아이가 밥을 흘리고 먹으면 엄마는 어떤 생각이 들까요?
'칠칠치 못하게 왜 그러고 있는 거야? 정말 화가 나'
이렇게 생각이 드나요? 이건 어떨까요?
'밥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다가 흘리네. 아이들은 뭘 가져다 놓아도 잘 노는구나. 참 신기해'
'숟가락질이 서툴 텐데 반이나 먹었네. 노력하는 모습이 참 기특해'
같은 행위라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내 기분은 달라집니다.
소리를 지를 만큼 화가 난 이유도 아이의 행위 때문이라기보다는 그것을 어떻게 해석했냐 때문이겠죠?
'밥 먹을 때 장난이나 치는 아이'라고 규정을 지어버리고 분노를 해버린다면 우리 아이가 왜 그런지, 어떤 이유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립니다.
밥 가지고 장난치는 것이라고 양육자께서 판단하지 마시고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어보세요.
어떤 이유로 밥을 흘리게 되는지, 그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는지, 도움이 필요한 부분은 없는지 등 아이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부분을 세심하게 물어보시고 관찰해 주세요.
그렇게 아이와 차분하게 대화를 하면 분노에 가려져있던 아이의 어려움이나 사정이 분명히 눈에 들어오게 될 것이에요.
"반찬을 젓가락으로 집기에 너무 길어"
"숟가락 길이가 좀 더 짧았으면 좋겠어"
"내가 밥 먹을 때 엄마가 핸드폰 보지 말고 나랑 이야기해 줬으면 좋겠어"
이런 이야기를 듣고도 아이에게 분노할 부모님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는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을지 지금 당장 대화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