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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틈 Nov 13. 2024

근육, 이것은 캠핑을 위한 것

캠핑의 매력 2


짐을 잔뜩 실은 차는 무거웠지만 마음은 가벼웠다.

위로 위로 캠핑장을 향해 달렸다.

그래서인지 내가 있는 남쪽 지방과는 다르게

가로수 길 은행나무는 노랗게 물들어있었다.


나에게는 조금 이른 단풍 구경이었다.




몇 년을 소소하게 모아둔 적금을 쓰기로 했다.

공동구매나 중고 상품을 이용하더라도

기본적인 장비에만 적지 않은 돈이 들었다.


차를 바꾸기는 어려웠다.

승용차에 추가적인 짐을 실을 수 있도록

짐가방을 달 수 있었다.

차 천장에 하나, 트렁크에 하나 짐가방을 구비했다.


이제 집에 장비를 보관할 공간을 찾아야 했다.

베란다 확장형 아파트가 대부분인 요즘

특히나 대량의 짐을 보관할 공간을 찾기 어려웠다.

우리 집 작은 화단이 있는 코딱지만 한 베란다를

비우는 것 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었다.


이제 매번 그 많은 짐을 이고 질 마음의 준비만 하면 모든 준비가 끝나는 샘이었다.


내가 캠핑을 제안한 다음 날,

남편은 조용히 아파트 헬스장에 등록하고

퇴근 후 근육운동을 시작했다.

아이고아이고 앓는 소리를 내며 침대에 풀썩 쓰러지는 남편의 등을 나는 조용히 안마해 주었다.

결혼날짜가 하루하루 다가와도 몸 가꾸기에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던 사람이었다.


'캠핑이 별거인가?

캠핑이 사람을 이렇게 바꿀 일인가?

캠핑 장비가 그렇게 무거운가?'



낮 시간에 집으로 하나 둘 배송되는 장비를

베란다고 옮길 때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소리가

내 입에서도 불쑥 튀어나왔다.

"아이고아이고~~~(?!)"


유산소만 하던 운동시간에

기구 운동을 하나 둘 추가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5Kg도 낑낑대며 들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5Kg씩 야금야금 무게를 추가했다.


긴 겨울 동안 아이들의 방학 날 수가 지나가는 만큼

우리 부부의 근육도 올록볼록 귀엽게 자라고 있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이게 다

캠핑, 그놈 때문이다.

아니, 덕분이다.



사진출처 : 픽사베이 무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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