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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은 복지는 유능한 동료

『규칙 없음』_넷플릭스 CEO 리드 헤이스팅스

by 편은지 피디
가장 좋은 복지는 유능한 동료

-『규칙 없음』_넷플릭스 CEO 리드 헤이스팅스


가장 좋은 복지는 유능한 동료다.

넷플릭스 CEO가 쓴 책 『규칙 없음』에 나온 문장이라고 한다.


너무도 맞는 말이지만,

당연한만큼 쉽게 망각하는 사실이기도 하다.


매주 목요일, 최종 합본으로 늘 야근을 하는 날이다.

빨라도 밤 12시까지는 오류를 찾아내며 메인 작가님과 함께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편집을 고치는 일을 한다.

일주일 중 가장 고된 날이기도 하다.


내 편집실 옆 방은 가벽을 두고 <주접이 풍년>을 함께 제작했던 남자 후배 피디가 쓰고 있다.

현재는 <1박 2일>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성실한 후배다.


첫 입봉작인 <주접이 풍년>을 함께 연출하며,

부족한 나를 늘 서포트해 주고 무엇보다 재미를 추구하는 방향성이 같아서 많이 같이 웃기도 한 후배다.


늘 서로 추레하고 피곤한 얼굴로 오가며 보는데, 그날은 갑자기 자기 편집실로 나를 불렀다.

무슨 할 말이 있나, 설마 아끼는 후배가 퇴사를 하려나 싶어 마음이 철렁했다.


편집실에 들어선 후배는 해맑은 표정으로 내가 쓴 첫 책 <덕후가 브랜드에게>를 꺼냈다.

<주접이 풍년> 얘기가 나와서 뒷부분부터 읽었다며 사인을 해달라고 했다.


무슨 사인이냐고 어색해하니까 이름이라도 써달라고 장난을 쳤다.

본인도 매일 밤새고 일하느라 힘들었을 텐데 굳이 책까지 주문하고 응원해 주는 마음에 괜히 뭉클해졌다.


생각해 보면 같이 일할 때도 누구보다 진심으로 웃는 피디였다.

지금도 <1박 2일>을 혼자 편집하면서 옆 방에서 웃는 소리가 내 편집실까지 들릴 정도다.


사실 나는 반복되는 편집일을 하면서 잘 웃지 않는 편이다.

시사 때도 나도 모르게 수정할 부분을 찾느라 무표정일 때가 많아서 편집해온 피디들에게 미안할 때도 있다.


그런데 후배 현우는 매번 진심으로 소리내어 웃고 멤버들에 대한 애정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맑은 친구다.

(그에 비하면 나는 아주 탁한...ㅜ)


그런 맑은 친구가 보여준 맑은 마음에 고된 야근이 따뜻해졌다.

제목 없음.jpg


회사를 다니며 속상한 일도 많지만,

결국 사람들로 극복하고 감사할 일은 분명히 생긴다.


나부터 그런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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