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라는 것이
그 순간의 감정을 가장 진솔하게 적어 내려 간
마치 자기 손으로 직접 꺼낸 심장 같은 것인데
사랑으로 주어진 편지의 고백이
서랍 속 깊은 곳에 묻혀버린 그 어둠에 사무치나 보다.
당신은 그 약속을 기억하고 있을까?
아픔이 겹쳐 시간에 무뎌지고
이 가을 낙엽이 떨어져 차가운 길가에 쌓이듯
천천히 내 낯도 두꺼워지고
다음 사람에게-
진실한 척 탁해져 버린 눈동자를 돌려가며
그렇게
나도 그저 그런 어른이 되어가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