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의 독서여행을 시작하다

코스모스의 독서이야기 _ 대한민국에서 가장 평범한 어느 청년의 이야기

by 독서가 조상연






평소 신중한 성격 탓에 주변 사람들에게 의견을 물어봤습니다.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하고 가족과 친척 그리고 친구들에게 휴학을 선포했습니다. 휴학을 하고 책을 읽겠다고 이야기한 것입니다. 또한 지도교수님을 포함해 3명의 교수님들에게도 상담을 해보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의견을 여쭤봤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팔자 좋은 한량’

‘책 팔이에게 세뇌당한 어리석은 영혼’

‘현실 파악을 못하는 대학생’

‘헛바람이 든 몽상가’


제 주변의 대학생들이 휴학을 하는 이유는 취업준비를 위해서였습니다.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 외국어 공부를 하는 것이 대부분의 이유였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여행을 가거나 인턴을 위해 휴학을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실현성 없는 꿈을 꾸는 사람을 몽상가라고 합니다. 공과대학 학생이 휴학을 하고 1년 동안 책을 읽겠다고 했으니 주변 사람들에게 저는 그냥 팔자 좋은 미친놈이었습니다. 친척 중 한 분은 제가 사이비 종교에 빠진 줄 알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상한 집단에 빠질 만큼 어리석지 않았습니다. 누군가에게 세뇌당하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이 세상을 똑바로 바라보고 인생을 조금 더 제대로 살아보고 싶은 평범한 사람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말을 듣지 않기로 했습니다. 조선시대 왕들이 나쁜 말을 들으면 귀를 씻었다고 하는데 저도 귀를 한 번 씻었습니다. 나쁜 의도에서 했던 말은 아니었겠지만 그 말을 듣고 휴학 계획을 접어버리면 이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다행히도 그렇게 말했던 사람들은 현재의 저를 다르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졸업했을 때의 제 결과를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학부 수석 졸업장, 우수 논문상, 다독상, 창업경진대회 입상, 총장상 등 대학생으로서 낼 수 있는 여러 분야에서의 성과를 알고 있고, 학교에서 용돈을 받으면서 했던 대학생활을 알고 있고, 출판사에서 보내준 계약서에 서명을 한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결과물은 모두 독서에서 시작되었습니다.


1년이라는 시간 동안 대부분 책을 읽고 생각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저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제 인생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시간이었습니다.


모든 고민이 해결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길이 보이기 시작했고 제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알아갈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인생의 터닝포인트라는 단어가 제 삶에 적용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났을 때는 독서의 중요성을 더욱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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