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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토록 Nov 11. 2022

늙은 눈사람 부부

봄이 왔다

눈사람 부부가 사라졌다

햇볕이 한나절 마르다가 멈춘 사이

축축한 한 장의 얼룩이

그 자리에 남았다


검은 숯이 있었다

고양이가 물러섰다

이웃들이 눈동자에 목격담을 묻을 동안

참았던 목련의 꽃눈이 퉁퉁 불어 터졌다


죽음은 홀연한 것

봄눈이 흩날렸다

눈사람의 영혼이 다녀가는 순간이었다

새하얀 면사포를 쓰고

이 세상을 또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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