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있는 북 카페
오늘은 도서관을 가지 않고
분위기 좋은 카페로 왔어요. 태화동에 있는 큰 교회에 딸린 카페네요. 저도 처음 왔는데 여기 좋네요. 분위기 있어요. 북카페라 책도 맘껏 읽을 수 있는 것도 굿입니다.
입구에 앉았다가 자리를 옮겼어요. 이 자리는 책을 맘껏 꺼내 볼 수 있네요.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을 마시면서 오랜만에 카페에 앉아 자유시간 누려 보아요.
제 책을 한 권 들고 왔는데 이 책은 읽지 않고
여기 책이 많으니 한 권 집어 들었지요.
- 느리게 가는 데 걷는 것만큼 좋은 건 일찍이 없었다. 걷기 위해서는 두 다리만 있으면 된다.
: 아 참, 내겐 어디든 갈 수 있는 튼튼한 두 다리가 있었지! 건강한 두 다리가 존재함에 감사합니다. 어디든 자유로이 갈 수 있으니 말입니다.
- 그냥 산책만 해도 우선 멈춤의 자유를 얻게 된다. 이런저런 걱정거리가 안겨주는 부담을 덜고 잠시나마 일을 잊을 수 있는 것이다.
: 잡념을 잊어버리기엔 걷기만큼 좋은 건 없지요!
- 아무도 아닌 사람이 되는 것, 그것이 바로 걸을 때 누릴 수 있는 자유다.
- 이 에너지의 과잉 속에서 산속을 걷는다는 것은 곧 마약과 알코올, 술잔치, 통음과 난무 등 그것을 통해 무구 상태에 도달하려고 시도하는 많은 방법들 중의 한 가지가 된다.
- 모든 것을 포기하는 순간 모든 것이 우리에게 주어지며, 더 이상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 순간 모든 것이 풍성하게 주어진다. 현존의 힘, 그 자체가 주어지는 것이다.
- 내 감정의 강렬함이 나를 웃게 하는 동시에 전율하게 만든다. 눈이 빨개졌다는 우스꽝스러운 이유로 방을 나서지 못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눈이 빨개진 것일까? 그 전날 오랫동안 걸으면서 너무 울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정이 복받쳐서 운 것은 아니다. 그것은 행복해서 흘린 눈물이었다. 노래를 부르며 비틀비틀 걷다가 문득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는데, 오늘날의 사람들이 누리지 못하는 특권을 내가 누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 우리는 야외에서, 특히 길 자체가 사색을 열어주는 고독한 산이나 바닷가에서 생각하고, 걷고, 뛰어오르고, 산을 오르고, 춤추는 것이 우리의 습관이다.
- 걷는 육체는 마치 활처럼 펴진다. 햇빛을 받은 꽃처럼 넓은 공간을 향해 열리는 것이다. 상체는 노출되고, 두 다리는 펴지며, 두 팔은 들어 올려진다.
걸으면서 사유하기. 사유하면서 걷기. 길을 걷는 육체가 드넓은 공간을 응시하며 휴식을 취하듯, 글쓰기는 가벼운 휴식에 불과할 뿐이다.
- 내 발은 박자를 맞추고 싶어 하고, 춤을 추고 싶어 하고, 걷고 싶어 한다. 내 발은 특히 잘 걸을 수 있게 만드는 도취감을 불러일으킬 것을 음악에 요구한다.
길을 돌아서는 순간 원하던 관조에 몰입하기 위해 오랫동안 걸은 사람은, 그 순간 눈앞의 풍경이 떨려 울리는 것을 항상 느낀다. 그 풍경은 걷는 사람의 몸속에서 되풀이된다. 두 개의 현이 내는 협화음처럼 두 존재의 화음이 떨려 울리면서 상대의 떨림을 자신의 양분으로 삼는다. 그것은 무한한 반복이다.
와우! 오자마자 몰입하며 읽었어요. 책 재미있어서 멈추지 못하겠네요. 바그너, 니체... 이런 단어들도 오랜만에 정겨움으로 다가와줍니다.
넓고 아늑한 공간에서 여유롭게 차 한잔 하며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답니다. 좋은 곳에서 좋은 책을 읽는 즐거움 최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