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출근길에
버스가 되었건 기차가 되었건...
멍 때리며
창밖 바라보며 가는 그런 여행을
떠나고 싶다
계획 없이 즉흥으로 떠나는 것에
익숙해 있는지라 시간과 여유가
생기면 그렇게 떠나 보는 것이다
되도록이면 자주 가지 않았던 장소로
가보지 않았던 길을 선택하고
싶다
해송길이 지났는지 알았다
임랑을 벗어났기 때문이라 생각했는데
임랑을 지나 일광쯔음에 해송길이
나왔다 소나무가 우거진 해안
이 길이 무척이나 좋았다
버스는 스무스하게 기장을 빠져나와
송정으로 달려간다
바닷길이 눈에 보이지 않기까지
오늘은 바깥을 응시하며 멍 때리기를
하였다 지긋히 편안한 시선으로...
시종일관 뿌연 바다 하늘은 황사의
여파인 듯했다 오는 동안 코가 맹맹
거린 게 그런 것 같아서
코 안 청소를 깨끗이 해 주었다
비가 오늘까지 이어진다는 소식에
우산을 준비하여 나왔건만 비는 한 방울도
보질 못했다 하얀 투명바탕에 검은색
땡땡이가 박힌 우산이 괜히 나를 쳐다보며
멋쩍어한다
이제 한 코스만 가면 종점이...
이쯤 되면 항상 아쉬운 마음이 든다
도착하면 서둘러 내려야 하니깐
다음을 기약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