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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에게 묻는다

끝없이 걷고 싶은 날에

by 지니







몸을 곧게 세우고

천천히 세포가 살아나듯 꼼꼼히 걷는다



걷는 건 좋은 거였다

천천히든 아니든 그 자체가 말이다


걸으며 배에다 손을 얻는다

미세하게 근육들의 떨림이 느껴진다


햇살을 받으며

천천히 그 따스함과 함께한다

목적지를 향해 갈 땐 돌진하듯 걷는다

거길 빠르게 도착해야만 하니까


그 시간들에서 오늘은 자유한다

천천히 커피 향을 음미하듯 말이다


바쁠 것 없다

천천히 나만의 시간을 온전히 자연에게 맡기고 들숨, 날숨 할 뿐이다



뛰는 게 좋다

빠르게 가 좋다

운동을 하려면 그러는 게 좋다고들 하지만

내 걸어보니 천천히도 좋다

온몸의 오감을 깨우면서 말이다


사진을 찍으며 자연에 몸을 맡기고 걷다 보니 여유로운 한때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도 만난다


모두가 자기만의 속도로 걷는다​



꾸준히 이 길을 걸어볼 것이다

불편하던 속도 이제 좀 잠잠해졌다

끝없이 걷고 싶었다

독소들로 옥죄여 오는 장기들이 자유하고 싶었나 보다

다행히 걸으니 좀 낫다

서서히 몸이 제 페이스를 찾아간다

오늘은 가방도 무겁지 않으니 이렇게 걷다 보면 아마도 임랑까지 가 볼 수 있지 않을까



끝없이 걷고 싶은 하루.. 의 어느 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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