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7.31
21시 40분에 원주 고속버스 터미널에 내리자마자 택시 승강장에서 바로 택시를 탔고, 택시 기사님께서 “어디로 가세요?”라고 여쭤 보셔서 나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기독병원 장례식장으로 가주세요”라고 말씀드렸다. 택시 아저씨도 분위기를 직감하셨는지 묵묵히 기독병원 장례식장으로 가는 방향으로 향하셨고, 장례식장으로 가는 길은 일반적으로 가는 길이 아닌 지름길로 조금이라도 빠르게 도착할 수 있게 배려해 주시는 것 같았다. 택시 뒷자리에 앉아서 가는 동안에 여러 가지 감정이 나의 마음을 자극했는데 무엇보다도 아버지와 편의점에서 마지막으로 함께한 식사시간이 자꾸만 떠올랐다.
긴 세월 동안 함께 있으면서 이야기를 잘 나누지 않았던 부자지간이라 약간의 어색함도 있었지만 왠지 그때 아버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던 그 순간이 눈앞에 생생히 비쳤다. 아버지와 함께 한 마지막 식사가 고작 편의점에서 먹은 컵라면과 과자 그리고 음료수라니 조촐하게 짝이 없는 점심 식사시간 장면이 어두컴컴한 택시 창문으로 이미지화돼서 비쳐 보였고, 나의 눈동자에는 어느새 눈물로 가득 차 있었다. 한번 한번 눈꺼풀을 깜빡일 때마다 눈물은 계속해서 나의 양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장례식장에 거의 도착했을 때 장례식장에서 보내온 모바일 부고장 안내 문자가 전송이 되었다. 이제는 더 이상 아버지께서 나의 옆에 계시지 않다는 것을 더욱 실감 나게 하였다. 양볼을 타고 흐르던 눈물의 줄기는 더욱 뜨거워졌지만, 나는 눈물을 닦지 않고, 그대로 흘려보냈다. 지름길로 빠른 속도로 달리던 택시는 10분 정도 후에 장례식장 앞에 도착했다. 택시비를 카드로 결제하고, 곧바로 장례식장으로 올라가니 형이 먼저 와서 텅 빈 장례식장에 앉아 있었다.
정면에는 아버지의 영정사진과 그 앞에 놓인 양초 곁에서 외롭게 타고 있는 향초가 텅 빈 장례식장의 온기를 대신 채워주고 있었다. 무엇부터 해야지 할지 몰라 나는 가방을 장례식장에 마련된 방안에 내려놓고, 혼자 밖으로 다시 나와 평소에 알고 있던 근처 초등학교 쪽으로 무작정 걸었다. 초등학교 정문에 도착했을 때 눈앞에 자그마한 벤치가 있었고, 잠시 앉아 생각에 다시 잠겼다.
장례식장에 놓여 있는 영정사진에 아버지의 무표정의 아버지 얼굴을 보고 현실을 조금씩 인정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20분 정도 후에 다시 장례식장으로 돌아가서 외롭게 타고 있는 향초가 끊기지 않게 밤새 형과 교대로 향초 관리를 했다.
이 향초는 아버지께서 하늘나라로 가시는 길을 안내해 주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혹시나 길을 잃어버리지 않으시고, 그곳의 길은 잘 찾아가시길 바라는 아들의 마지막 바람을 담은 향초의 연기는 더욱 간절하게 피어 올라가며, 장례식장 안을 가득 메웠다.
아버지께 보내는 마지막 편지
아버지께
"최근 몇 년간 아버지와 함께 한 가장 긴 시간이 아버지와 마지막 시간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네요.
제대로 된 효도 한번 해드리지 못하고 떠나보내드리는 것 같아 너무 죄송스럽네요.
그곳에선 외롭지 않고, 행복하고, 화목하게 지내고 계세요."
둘째 아들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