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량음료 Apr 03. 2023

2. 바셀린

‘동네 의사 이상욱’이라는 유튜브 채널에서는 친절한 동안 피부과 의사 선생님(40대라는데 30대 초반으로 보임)이 집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피부관리 팁을 대방출해 준다. 그중에서도 나에게 가장 센세이셔널한 것은 바로 바셀린. 어렸을 때부터 어느 집에서나 하나씩은 두고 쓰고 있는 흔하디 흔한 로션이다. 가격이 워낙 저렴하여 건조한 발 뒤꿈치에나 조금씩 썼을 뿐 귀하게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게다가 그 성분이 석유를 정제하고 남은 찌꺼기라는 걸 어디선가 들은 후 많이 쓰면 좋을 리 없을 것이라는 고정관념 같은 것이 나에게 있어서 사용이 꺼려지기도 했다.

그런데 세상에나, 3000원밖에 안 하는 바셀린이 피부의 수분과 공급된 영양분을 지키는 가장 좋은 보호막이 된다니. 한국에서부터 들고 온 우리 집 오래된 바셀린이 갑자기 귀해 보인다.

이제부터 바셀린을 애용해보려고 하는데, 아무래도 울 집의 바셀린은 너무 오래된 것 같아 찝찝하다. 얼굴에 바르는 바셀린이니 새로 사야겠다. 그래서 근처의 DM(독일의 화장품 전문 마트)으로 달려갔다. 그곳에서 Balea라는 회사에서 나온 바셀린을 발견하고 구입했다. 용기가 달라서 못 알아볼 뻔했으나 기특한 남편이 발견했다. 가격은 1.25유로 정도. 


둘째 아들의 코 아래 인중에는 약한 아토피증상이 좀 있고 증상이 오래되니 아무리 연고를 발라도 잘 낫지 않았다. 코를 푼다고 자주 코 아래를 문질렀던 탓도 있었다. 그런데 히루이틀 연고와 바셀린을 함께 발랐더니 그리 오랫동안 지저분해 보여 신경이 쓰였던 코 밑이 말끔하다! 그리고 큰다고 그런지 늘 거칠해 보이던 큰 아들의 얼굴도 로션을 꼼꼼히 바른 후 바셀린을 발라주었더니 하루 만에 촉촉하고 맑아 보인다! 기분 탓인가..


바셀린만 쓰면 아무 소용이 없고 꼭 로션과 함께 발라주어야 한다고 한다. 바셀린은 영양이 피부에서 달아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할 뿐 그 자체로는 영양 공급을 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상욱 선생님 말로는 세안 후 비타민 C 로션, 비타민 B3로션, 보습 혹은 재생 크림(메이커나 가격은 크게 상관이 없다고 한다)을 순서대로 바른 후 바셀린으로 마무리해 주면 가장 효과가 좋다고 한다.


결심했다. 앞으로 괜히 비싼 화장품에 돈 들이지 않기로. 그리고 바셀린으로 나의 젊음을 유지해 보기로. 1.25유로짜리 바셀린으로 나의 피부노화 걱정이 사라지고 행복해졌다.


번창하세요 이상욱 선생님.

매거진의 이전글 1. 그대와의 시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